고등학생 시절부터 제 목표는 단 하나였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냉정했습니다.
원하던 물리치료학과 편입 과정을 꿈꾸기엔
제 성적이 턱없이 부족했고,
결국 성적에 맞춰 전혀 다른 전공의
전문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강의실에 앉아
전공 서적을 펼칠 때마다
머릿속에는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고역이었고,
매일 밤 침대에 누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며
한숨을 내쉬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남들은 다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은데
저만 엉뚱한 곳에 멈춰 서 있는 것 같은
지독한 고립감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차가운 형광등 아래에서 보냈던
그 시간들은 제 인생에서 가장 길고
어두운 터널 같았습니다.
결국 학교를 자퇴하고 다시
도전해보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물리치료학과 편입
지원을 위한 조건을 갖추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지원하려면
다시 2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려야 했고,
그 시간을 오롯이 자격 요건을
만드는 데만 쓰기에는
제 나이가 너무 늦어질 것
같아 두려웠습니다.
13인치 낡은 노트북을 켜고
집 근처 카페 구석 자리에 앉아
더 빠르게 할 수 있는 대안이 없을지
수백 번은 검색하며 밤을 지새웠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학점은행제라는
제도를 활용하면
대학에 직접 다니지 않고도
짧은 기간 안에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화면 속에 떠 있는 실제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보며 저는 처음으로
다시 시작해볼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어보았습니다.
구체적인 모집요강을 확인해보니
물리치료학과 편입 응시를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학점과 학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수능을 다시 공부하거나 대학에
재입학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 면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선택지였습니다.
하지만 학점은행제를 통해
온라인 수업으로 학점을 채우고
자격증이나 독학사 등을 병행한다면,
단 1년 만에 전문학사 학위를 따고
지원 자격인 조건을 완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제 인생의 방향을 바꾼 결정적인 판단이자,
막막했던 안개 속에서 처음으로
발견한 선명한 빛줄기였습니다.
남들보다 늦었다고 생각했던
조바심을 전략적인 선택으로 바꾼
제 생애 가장 큰 용기이기도 했습니다.
대학에 가야만 길이 열린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순간이었습니다.
결정을 내린 직후, 저는 목표로 하는
대학들의 입학처 홈페이지에 접속해
편입 요강을 출력하여
몇 번이고 정독했습니다.
사실 각 교육 기관이나
물리치료학과 편입 전형을 준비하는
시점별로 구체적인 이수 학점이나
성적 반영 비율은 조금씩 상이할 수 있겠지만,
제가 세운 계획만큼은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전공 과목들을 형광펜으로
칠해가며 체크리스트에 옮겨 적고 나니
비로소 목표를 향한 구체적인 지도가
그려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아침 8시가 되면 독서실에 도착해
텀블러에 커피를 가득 채우고
온라인 강의를 켜는 것으로
루틴을 시작했습니다.
책상 옆에 붙여둔 포스트잇이
빛바래 갈수록 제 꿈은
조금씩 실체를 갖춰갔습니다.
물론 1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요건을 갖추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시험 공부와 학위 취득을 위한
조건 관리를 동시에 해내는 것은
체력적으로 엄청난 도전이었고,
가끔은 수강 신청 시스템 오류로 인해
계획했던 과목을 놓칠 뻔해
식은땀을 흘리며 교육원에
문의 전화를 돌렸던 아찔한 기억도 납니다.
그런 작은 실수와 막힘이 있을 때마다
'과연 내가 정말 물리치료학과 편입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그럴 때마다 화장실로 달려가
찬물로 세수를 하며 정신을 차렸습니다.
화면 속 교수님의 목소리를
어두운 밤바다의 나침반 삼아
묵묵히 강의를 들었고,
주말이면 친구들의 연락도 모두
차단한 채 오로지 목표만을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견뎠습니다.
가끔 창밖으로 지는 노을을 보며
흘렸던 눈물은 제 의지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양분이 되었습니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실제 시험장에
들어서던 날의 공기는
유난히 차갑고 맑았습니다.
스스로 내린 판단을 믿고 달려온
치열한 시간이 있었기에,
저는 결과와 상관없이 제 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었습니다.
합격자 발표 날, 물리치료학과 편입
합격 통보와 함께 화면에 뜬
제 수험번호를 확인하고 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그 순간의 떨림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은 그토록 원하던 전공 공부를 하며
꿈꾸던 미래를 준비하고 있지만,
가끔 힘든 과제에 치일 때면
카페 구석에서 낡은 노트북을 켜고
지원 조건을 맞추기 위해 고민했던
그 청년을 떠올립니다.
간절함이 길을 만들고, 그 길 위에서의
멈추지 않는 실천이 결국 제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물리치료학과 편입 도전을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면, 자신의 판단을 믿고
끝까지 걸어가 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