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망치를 든 고양이와 나

우상을 깨고 별이 되는 시간

by 하노이별

세상은 나에게 끊임없이 ‘낙타’가 되라고 명령했다.

누군가의 수재 딸로, 유능한 직장인으로, 헌신적인 아내와 엄마로. 나는 그 무거운 당위의 짐들을 훈장처럼 등에 지고 사막을 걸었다. 무릎이 꺾일 때마다 그것이 삶의 무게라 믿으며 인내했다.

하지만 사막의 끝에서 마주한 것은 텅 빈 통장과 식어버린 열정, 그리고 타인을 향한 지독한 원망(르상티망)뿐이었다.

그 폐허 같은 일상에 두 존재가 침입했다.

하나는 내 삶의 가짜 우상들을 사정없이 깨부수는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였고. 다른 하나는 그 부서진 잔해 위에서 하품을 하며 나를 비웃는 나의 고양이, 탱고였다.

니체는 비겁하게 숨어있는 나에게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Amor Fati)"고 사자처럼 포효했고,

탱고는 선악의 저편에서 "네 인생의 주인은 너"라고 솜방망이로 툭 치며 일러주었다.

이 책은 그 두 스승을 모시고 써 내려간 나의 뒤늦은 '자기 초극'의 기록이다.

방 문을 걸어 잠갔던 청년의 고독부터, 무너진 명함 앞에 울던 중년의 비애, 그리고 고장 난 몸뚱이로 생의 마지막 춤을 추는 노년의 욕망까지.

나는 생의 마디마디에 숨겨진 나의 모든 비겁함과 정면으로 마주하기로 했다.

이 기록들이 당신의 가슴 속에 박제된 낡은 우상을 깨뜨리는 작은 망치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마침내 당신 또한 타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오직 당신만이 그릴 수 있는 궤도 위에서 스스로 반짝이는 별이 되어 춤추게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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