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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삿갓보이 Dec 08. 2023

한국인 19

"보고 싶다"는 일본어?


한국분들이 영어 표현중 가장 실수가 많은 표현이 "보고 싶다"는 말이 I miss you라고 생각해서, 친구에게 말했다가 동성연애자로 오해받기 십상입니다.


Miss는 놓치다. 잃어버리다.라는 뜻입니다.

즉, I miss you는 상실감의 감정적 표현.

보고 싶다와는 완전 다른 뜻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보고 싶다."라고 할까요?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저 말을 썼을까요?

아닙니다.

쓰지 않았습니다.

연인. 아내. 부모에는

생각 사 思자를 썼습니다. 

중화권도 과거부터 현재까지 "상념"想念이라고 합니다.

'밥은 먹었을까', '잘 살고는 있을까', '지금 뭐 하고 있을까',

'생활이 어렵지는 않을까',

이런 상념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보고 싶다"의 출처는 어디인가요?

예상하셨겠지만, "보고 싶다"는 일본어 (会いたい아이타이 )입니다.  

일본이 그리 씁니다.

그리고 I miss you를 그리 번역했습니다.

속마음을 돌려 돌려 말하는 일본어의 특징상

만나보고 싶다. 는 会いたい를 그리 번역했습니다.


일본을 통해 근대 문학을 접했고, 번역된 모든 로맨틱 문학을 일본어로 읽을 수밖에 없었던

우리 역사의 이유 때문입니다.


지금도 한국문학은 일본 문학의 영향이 지대합니다.


어릴 때, 아버지의 방에 가지런히 꽂혀있던

<인생찬가>의  워즈워스 롱펠로의 시집이 전부 일본어였습니다.  ( 네이버 아이디가 워즈워스. 아버지를 추억하며 지은 것입니다.)


"보고 싶다"가 일본어이고,

그 일본어를  사랑과 우리 깊은 감정으로 쓴다는 것.


이것이 일본어 이기 때문에 굴욕이라는 것이 아니라,


문학의 힘이 얼마나 지대한가. 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지 않을까요?


과거 러시아 친구가

"너네는 톨스토이 같은 "문호文豪"가 없어?"


나는 딱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가 묻는 질문의 핵심은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

문호. 文豪(글문文 자랑스러울 호.豪)  

즉, 너네들의 일상에 파고든 언어를 가진 문학이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는 분명히 great writer라고 지정했습니다.


Great writer의 사전적 의미는

"an expert in the use of words. 단어의 쓰임에 대한 전문가."


현실에서는 셰익스피어를 꼽습니다.

저잣거리 언어를 문학으로 승화시킨 인물입니다.


처칠은 인도와도 안 바꾸겠다. 며 자랑스러워했습니다.


그리고 조지오웰.

스스로 노숙자 생활을 하며

그들의 언어를 문학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중국도 첸충첸 이란 서민들의 일상어를 문학으로

승화시킨 인물을 문호文豪 라고 부릅니다.


한국 문학이 상업적으로 힘들다고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디서

우리의 언어들을 획득하는 걸까요?


한 번쯤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러시아 친구의 질문.


"너네는 톨스토이 같은 "문호文豪"가 없어?"


에 대한 답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우리 한국인의 모든 서류 양식 이력서에 샘플로 쓰는 이름이 있어. 홍길동이라고 해. 그게 허균의 문학 작품이름이야.

너네는 그런 이름 있어?"


"아버지를 아버지로 부르지 못하는구나."

참. 이 말 우리가 많이 쓰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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