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미분하면 찰나다

무상 무아

by bact beat

점이 이어져 선이 그어지듯이

찰나를 적분하면 시간이 흐른다.

‘나’는 찰나에 존재한다.

‘나’의 삶은 찰나의 이어짐이다.

‘찰나의 나’는

지나간 찰나, 과거에 존재할 수 없다.

오지 않은 찰나, 미래에도 존재할 수 없다.

기억으로 붙들고 매달려도

상상으로 만들고 매달려도

어제의 찰나도

내일의 찰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원자도 우주도 운동한다.

운동은 찰나의 이어짐이다.

즉, 쉼 없는 변화다.

지금 이곳에

이 순간, 이 찰나에 존재하는

‘찰나의 나’는

찰나의 이어짐, 시간 속에서 운동한다.

찰나에 변한다.

생로병사는

‘찰나의 나’의 운동이다.

‘찰나의 나’는 있지만

그 어디에도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없다.

‘너’도 없다.

찰나다.

무상(無常)이다.

무아(無我)다.

아집(我執)이 고통이다.



고3 수능 모의고사 출제시

사실과 관습 : 고독 이후

김현승

나는 차를 앞에 놓고

고즈넉한 저녁에 호을로 마신다.

내가 좋아하는 차를 마신다.

그러나 이것은 다만 사실일 뿐,

차의 짙은 향기와 관계없이

이것은 물과 같이 담담한 사실일 뿐이다.

누구의 시킴을 받아

참새 한 마리가 땅에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누구의 손으로 들국화를 어여삐 가꾼 것도 아니다.

차를 마시는 것은

이와 같이 스스로 달갑고 가장 즐거울 뿐,

이것은 다만 사실이며 또 관습이다.

나의 고즈넉한 관습이다.

물에게 물은 물일 뿐

소금물일 뿐,

앞으로 남은 십 년을 더 살든지 죽든지

나에게도 나는 나일 뿐,

이제는 차를 마시는 나일 뿐,

이 짙은 향기와 관계도 없이

차를 마시는 사실과 관습은

내가 아는 내게 대한 모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모든 것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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