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삼일절 107주년에 나부끼는 태극기

by 김진희

집을 나서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신호등 넘어 가로등 아래 태극기가 서 있는 것이 보인다

"아! 오늘이 삼일절이지"눈도장 찍으며 바라보고 있으니

태극기는 자신의 존재를 또렷이 알리고자

숨 드나들듯 바람에게 지휘하고 있다


나와 마주친 녀석

내 눈으로 들어가 소리 없이 운다

흙을 적시나 했더니 땅속으로 뚝뚝 떨구어

엎드려 있던 영혼들까지 불러

얼굴 없는 표정들 마구 올라온다


그렁그렁 혼을 흔들고 지나 간 태극기가 즐비하게 정렬한다


형태 없이 흩어지는

태극기


태극기들


하얀 점


빨간 점


파란 점



함성이 귓속을 뚫고 들어앉는다


눈을 감자

태극기가 또렷이 나타나 내게 묻는다


"잘 살고 있지"


놀라 더 꽉 감는 내게


"우린 괜찮아"

"너희 곁에 우리가 있다는 것 잊지 마"

"괜찮을 거야! 우리가 있잖아"


숨 크게 쉬자

빛이 들어온다


버스는 서고 나는 올라타야 한다

당신들 덕으로.


달리던 차 안에서 보이는 태극기를 놓치지 않으려 빠르게 찍었다. 우리의 지금 삶 같아 그대로 올린다.


작가의 이전글독자분들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