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짱이야기, 그 잡채 1
저자가 나짱에 처음 오게 된 시기는 이제 막 코로나 팬데믹의 혼란을 벗어나고 있었던, 2022년 9월이었다. 돌림병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줄어들고, 이제 사람이고, 사업이고, 조금 용기를 내어서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던 시점이다. 처음에는 출장으로 오게 되었지만, 나짱에서의 일이 괜찮다고 느꼈는지, 출장은 파견으로, 파견은 다시 주재근무로 변경되며, 나짱주민으로 살아온 시간이 2년의 시간이 지났다.
지난 2년간 봇물 터지듯 많은 한국인들이 나짱을 다녀갔고, 2025년 올해에는 가장 인기 있는 여름 해외여행지가 나짱이라는 기사를 접하기도 했다. 나짱의 어떤 매력이 사람들을 이 도시로 데려오는 걸까?
나짱은 도시이자, 시골이다. 해변가 쩐푸길에 도열해 있는 빌딩들의 스카이라인은 어느 대도시의 것처럼 고층건물이 즐비하게 서 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그 해변가 길에서 한 블록만 들어가면, 중소도시 규모의 건물들이 펼쳐져 있고, 더 한 블록을 들어가면, 우리나라의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의 읍소재지 같은 정겨운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나짱이 도시이자 시골인 이유이다.
나짱이 도시이지 시골인 이유는 또 있다. 식당가, 카페, 마사지 등 관광객들을 위한 인프라뿐만 아니라 극장, 쇼핑몰, 편의점, 병원 등 도시민들이 생활할 수 있는 기반도 상당히 갖추어져 있다. 나짱이 큰 도시는 아니지만, 관광객으로 오는 입장에서는 크게 불편함을 느낄 일도 없을듯하다. 그에 반해, 물가 수준은 베트남 내 다른 도시나 관광지에 비해서도 더 저렴하다고 한다. 나짱에 오면, 돈 쓰는 재미에 푹 빠질 수 있으니까? 이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한국 좋고, 베트남 좋은 일이 아닐까?
그리고, 지금 저자는 나짱이 더 즐거워지고, 매력적이게 될 어떤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해 줄 심산이다.
나짱•냐쨩•나트랑, 어느 것이 맞을까? 한국어 베트남 표기법은 냐쨩, 베트남어의 영어표기인 Nha Trang을 영어로 읽으면 나트랑이 맞다. 근데, 나짱은 뭐지? 이것은 바로, 나짱에 사는 한국교민이 나짱을 발음하는 방법이다. '냐쨩'이라는 발음이 쉽지 않아, 앞 뒤에 짝대기 하나씩 떼고 나짱이라고 하는 것이다. 근데, 짝대기 하나 때고 붙이고 하는 차이는 음성학적으로 예민한 사람이 아니면, 적어도 내 귀에는 그냥 똑같은 소리로 들리는 것 같다.
그런데, 반전이다. 사실은 나짱•냐쨩•나트랑이라는 이름 모두 틀렸다. 왜냐하면, 이 도시의 원래이름은 베트남어도 영어도 한국어도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다. 이 도시의 진짜 이름은 참족의 말로 갈대를 뜻하는 아야짱(Ayatrang)인 것을 베트남인들이 발음을 잘못해서 냐쨩이 되었던 것이다. 이쯤 되면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나는 누구고, 여기는 어딘지 헷갈릴 지경이다.
아이야짱•나짱•냐쨩•나트랑, 그 이름의 진실이 무엇이든지 간에, 현대 베트남어 발음에도 가깝고, 한국인들이 편하게 쓸 수 있을뿐더러, 한국인이 발음하기 쉬운 "나짱" 한국계 베트남 유민의 발음법을 따라 도시명을 표기하도록 하겠다. 도시의 이름에 대한 오해와 혼란을 이쯤에서 정리하고, 우리나라에서 신라가 삼국통일을 하고, 고구려 유민이 발해를 건국했던, 그 옛날부터 참파왕국의 중요한 도시였던, 나짱이 어떤 도시였는지 역사를 통해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