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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준 Nov 12. 2020

서래섬

무엇인가를 보고 느낀 후 문득 자리잡고 있던 “이 감정을 글로 적어놔야해” 란 생각을 집 가는 버스에서 하던 차에 떠오른 감정이 있다. 낮에 강가주변 서래섬 벤치에 앉아 책을 피기 전 근처 편의점에서 산 아이스커피를 먹으려는데 빨대를 깜빡했단 걸 깨달았다. 빨대대신 나무젓가락만 3개를 챙겼던 것이다. 편의점까지 다시 걸어가기엔 거리가 있었으므로 아이스컵의 뚜껑을 열어 커피를 마셨다. 마시는 것 자체엔 문제가 없었지만 공중에 흩날리는 민들레씨앗들이라는 변수는 생각하지 못하였다. 서투른 가출청소년 마냥 주위를 맴돌다 집으로 들어가려는 듯이 씨앗들이 자꾸만 커피속으로 들어가려했다. 난 그 씨앗들을 막으려 커피주변으로 쉴새없이 바람을 불어대야만 했다. 독서를 하며 신경이 계속 쓰였지만 그 외의 날씨, 풍경 등 모든 것이 완벽했기에 오히려 그 씨앗들까지도 내가 느끼는 완벽한풍경 속 일부라 생각하니 그마저도 기분좋은 신경쓰임이 되었다.


이성과의 감정도 동일하다. 누군가가 나를 좋아한다고 계속 표현을 해주면 그 누군가가 어색하고 마음에 썩 들진 않아도 정말 불편한 관계만 아니라면 그마저도 기분좋은 신경쓰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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