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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준 Nov 12. 2020

6월 7일 성수

성수동 테라스카페를 나와 1시간 가량의 남는 시간을 이용해 카페 건너편의 토스트가게에서 간단히 배를 채우기로 생각했다. 매장은 조그맣고 알록달록한 인테리어로 아기자기했고, 매장내의 키오스크를 이용해 식사를 하고 가는 것으로 주문을 했다. 카드를 뽑고 영수증이 나오고 나서 곧장 아르바이트생이 말을 걸어왔다. 죄송하지만 10분 후에 마감이라 테이크아웃으로 해드려도 괜찮냐는 물음이었다. 시원한 에어컨의 찬 공기로 가득한 매장 내에서 토스트를 먹고 나갈 예정이었으나 그렇게 해달라고 하였다.


밖의 날씨는 무척이나 더웠지만 그늘에 있으면 살랑이는 바람때문에 꽤나 시원하였다. 토스트를 테이크아웃하고나서 근처의 공원벤치를 찾아 자리잡고 앉아 테이크아웃한 토스트와 콜라를 먹었다. 여느 흔한 공원벤치들과 다름없이 벤치엔 새똥이 묻어있고 개미가 기어다녔지만 그 마저도 공원의 구조물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매장내의 시원한 에어컨 바람의 촉감이 굉장히 자극적이였다면 공원 내 큰 나무 밑 그늘 속 벤치는 시각적인 부분에서 상당히 여유롭고 자유분방했다. 아직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나이가 먹어갈수록 자극적인 것 보단 심심하고 자유로운게 좋다. 그렇다고 평범한 건 싫지만.


살랑이는 바람, 창문에 비친 햇살 등 무엇인가 존재하는 자체는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그 자신도 영향을 받는다. 심심하고 자유롭지만 평범하지 않는, 나 자신도 그런 바이브의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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