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아버지를 그리며
아버지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시골, 목욕탕, 담배, 화투, 커피, 라면, 1톤 트럭, 페인트 묻은 바지와 옷가지들...
친구분들을 좋아하셨던 아버지는 고향에서 계실 때 가장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이제는 그리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버지는 3년 전 하늘에 별이 되셨습니다. 어딘가에 소속되기 싫어하시고 자유로운 낭만주의자 우리 아버지는 그 어떤 말 한마디 없이 훨훨 날아 별이 되어 밝게 우리를 지켜 주고 계십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부터 블로그에 이것저것 일상적인 것들에 대한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겉으 로는 글을 쓰고 싶었다고 했지만 진짜 제 마음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담담하게 글로 아버지를 그려 볼까 합니다. 나의 아버지를 제가 좋아하는 글로 표현하면 어떨까 하는 그런 마음이 내내 있었습니다. 어쩌면 조금 용기를 내어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써 내려가 보려고 합니다.
제 딸아이는 지금 초등학교 2학년입니다. 아이가 어릴 적에 '있다, 없다' 놀이를 참 좋아했습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빠 어딨나~~ 여깄네? 어? 딸 어딨지? 안 보여? 하며 있다 없다 놀이를 하면 아이는 환한 웃음을 띠며 제 품에 안겨 '여깄어요!' 하곤 했습니다.
아버지는 지금 제 곁에 계시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매일 아버지를 만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새벽 찬 공기가 제 살갛을 스칠 때
아버지가 타고 다니셨던 1톤 트럭을 길에서 볼 때
아버지와 연배가 비슷한 어르신을 길에서 마주했을 때
검은 모자에 허름한 옷가지에 슬리퍼를 신은 노인을 마주했을 때
깊은 담배 연기와 냄새를 맡았을 때
사우나 스킨 냄새가 불현듯 스쳤을 때
그렇게 매일 아버지는 제 곁에서 저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비록 목소리를 들을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살다가 문득문득 만나는 아버지는 제게 삶의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아버지의 사랑과 기억이 여러분께 따스한 온기를 전달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핸드폰 바탕화면에 있어 매일 보셨을 제 딸 유정이가, 훗날 이 글을 보고 할아버지의 사랑을 온전히 느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따스한 봄날의 햇살과 같은 아버지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