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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한 하루 Jan 13. 2022

엄마는 시험 보고 올게.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30분. 눈이 저절로 떠졌다. 남편 7시에 출발하자고 했으니 3시간이나 남았다. 이럴 때는 시간이 왜 이리 안 가는지.


기출문제를 다시 보고, 어제 저녁에 널어둔 빨래를 걷으며 문득 임용 준비할 때가 떠올랐다. 그때는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들고 가기만 하면 됐는데...


이제는 남편과 아이의 점심준비해놓고, 시험을 치고 돌아오면 먹을 저녁까지 고민해야 하는 처지 왠지 모르게 서글다.


커튼 사이로 동트는 햇살이 반갑다. 어느덧 새벽 6시. 잠에서 깬 아이가 품에 안기더니 "엄마, 어디가?" 하며 나를 올려다본다.


"응. 엄마는 시험 보러 가."

"그럼 나도 시험 보러 갈래." 


이틀 전부터 내가 이 시험 왜 도전했는지 후회가 몰려왔다. 가정 보육을 하며 시간을 내어 공부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그리고 오늘. 지난 몇 달간 인 나의 노력이 꽃 피는 시간이다. 먼 길을 데려다준 남편과 아들을 뒤로하고 시험장으로 향한다.


엄마 시험 보고 올게!


                                                               2021. 9. 4.






그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고 싶어 꿈틀는 마음을 누르고 자격증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좋아하는 글을 쓰지 않고 억누르는 것은 힘들었습니다. 글로 마음을 나눈 분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현실도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간간이 저의 글을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를 표합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2022년이 밝았습니다. 새해에도 몸과 마음이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오랫동안 글쓰기를 멈춰 어설플 테지만, 새해에는 이따금씩 글로 저의 안부를 전하겠습니다. 부족한 저의 글에서 잠시나마 숨을 돌리셨으면 좋겠습니다.


                                                           2022.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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