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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istine in island Sep 02. 2024

'악마의 작물'이라 불리운 감자

유럽을 살린 3가지 중 하나, 감자

감자는 유럽을 살린 3가지 중 하나로 꼽힌다. 신대륙에서 도입되어 재배된 이후로 유럽의 기근을 사라지게 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아프리카의 주요 작물로 수십억 아프리카 인구를 먹여 살리고 있다. 그러나 18세기 프랑스인들은 주식인 밀보다 두 배나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구황식품인 감자를 '악마의 작물이라고 부르며 식용화를 기피했다. 감자가 유럽에 알려진 것은 16세기 초였지만, 프랑스에서는 18세기 중반까지도 감자를 먹으면 문둥병에 걸린다든지, 또는 노예나 먹는 비천한 음식이라 하여 감자를 기피했다.


감자를 처음 본 유럽인들은 울퉁불퉁 못생긴데다가 시체처럼 땅에 묻어야 자라고, 땅속에서 놀라운 속도로 자라 줄기 하나에 50개 이상의 열매가 열리기까지 하자 감자를 악마의 음식이라며 배척했다.


거기다 결정적으로 그들의 입맛에도 맞지 않았다. 사실 감자는 식용하는 덩어리 부위를 제외하고는 알칼로이드 독성이 강한 작물이라 식용 가능한 부위를 파악하는데도 많은 시간과 돈이 들었다. 전파 당시에는 사람들을 반강제로 가두고 감자를 부위별로 먹게 하는 생체실험까지 진행했다는 설도 전해진다.

감자는 남미에서 유럽으로 전파되었는데  감자가 고구마보다 조금 더 빨리 소개되었다. 그래서 영어로 감자는 “포테이토(Potato)”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고구마는 “스위트 포테이토(Sweet Potato)”로 불리며 별도의

이름을 갖지 못했다.


루이 16세는 프랑스 농업학자인 앙투안 오귀스탱 파르망티에의 진정 어린 조언에 따라 감자 보급에 힘썼다. 당시 유럽 패션의 아이콘이던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모자에 하얀 감자꽃을 달고 무도회에 등장하도록 하거나 이런 모자를 사람들에게 직접 나누어주는 등 적극적인 감자 홍보 캠페인을 벌여 감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전환하는데 기여했다.



새로운 식품이 정착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프랑스에서 그토록 오랜 저항이 있었던 것은 프랑스인들의 주식이 빵이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육식을 하는 영국인에게 '고기와 감자'는 서로 훌륭한 보완재가 되지만, 빵과 감자는 오히려 경쟁관계에 있었기 대문에 대체재가 될 수 없었다. 프랑스 혁명 이후 혁명가들도 과거 루이 16세와 마찬가지로 조시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자를 적극 홍보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감자전분으로 빵을 만들겠다는 약속도 했으나 불가능한 일이었다.  프랑스의 감자 요리법은 대부분 19세기부터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마가 감자보다 60년 먼저 전해졌다. 그래서 고구마를 “감저”, 감자를 “북방감저”라고 불렀어요. 감저는 ‘달다’는 의미의 감(甘)에 ‘땅속식물’의 저(藷)가 결합된 글자로 고구마를 잘 표현하는 이름이고, 감자는 만주를 거쳐 관북지방인 함경도로 유입되었기 때문에 북쪽에서 온 감저라고 불렀다. 그런데 왜 오늘날 이름을 바꾸어 부르게 되었을까? 감자는 고구마와 달리 외래 작물로 재배를 금지했다. 게다가 감자가 지하작물이어서 생산량 파악이 어려워 세금을 부과할 수 없게 되자 재배하다 걸리면 처벌까지 했다. 즉, “감저”였던 “고구마”는 예쁨을 받아 재배가 용인되었는데 “북방감저”였던 “감자”는 번식력이 뛰어나 함경도에서부터 제주까지 전파되어 고구마보다 더 많이 확산되었지만 재배를 할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농민들이 자구책으로 북방감저를 몰래 심었다가 들키게 되면 감저라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북방감저는 감자로, 감저는 고구마로 불리게 되는 역전 상태가 벌어졌다.

감자는 1995년 발사된 콜럼비아호에 실어 보내서 우주재배 실험을 진행했고 영화 “마션(Martian)”에서처럼 성공을 거두었다. 고구마 또한 2014년에 우주정거장에서의 재배계획이 발표되었다.


출처: 미식인문학 외


제주한라대학교 호텔외식경영학과

이범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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