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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istine in island Aug 30. 2024

태국식탁에는 왜 포크와 나이프가?

태국식당에서 서양식 커트러리를 사용하는 이유

방콕 식당에서 몇번의 식사를 하고 나서 의아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왜 서양식 커트러리가 늘 세팅이 되어 있을까? 처음에는 내가 가는 식당이 모두 파인다이닝 식당들이어서 그런가도 생각했었다. 그러나 곧 그건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태국과 함께 연상되는 영화가 한편 있다. 율브리너와 데보라 커라는 걸출한 배우들이 나온 “왕과 나” 라는 영화다. 이 영화는 동명의 뮤지컬이 있고 “애나와 시암의 왕“이라는 원작의 소설이 있다. 이 영화의 내용은 허구이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왕과 영국인 가정교사는 실존 인물이다.

율브리너가 분한 왕은 라마 4세로 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영국과 보링 조약을 체결해 자유무역을 받아들이는 등 꽤 많은 치적을 이루었다. 이 과정에서 라마 4세는 영국인 애나를 가정교사로 초빙해 자녀들에게 서양식 교육을 받게 했다.

이 시대에는 궁중 만찬회에서도 서양 요리가 먼저 나오고 이어서 태국요리, 중국요리 순서로 제공되었다. 또한, 엘리트 계층에서는 젓가락과 함께 스푼이나 포크를 사용했다. 이후 라마 5세가 첫 외교 순방국으로 싱가포르를 다녀온 이후로 일상식 테이블 세팅에서도 스푼과 포크, 식탁보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1888년 경부터는 완전히 구색을 갖춘 서양식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왕의 일상식에서 테이블 정중앙에는 서양음식, 왕의 오른편에 쌀과 함께 태국음식, 왼편에는 중국음식이 놓였으며 이 형식은 왕족이나 고급 관료들이 모방했다.


*참고문헌 : 중국요리세계사


제주한라대학교 호텔외식경영학과

이범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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