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으로 만든 중국의 치즈
근래에는 전 세계의 인구 증가, 식량 부족, 환경 파괴에 대한 대책으로서, 낮은 가격에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콩 식품에 대한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두부를 많이 섭취하는 중심 지역은 중국, 일본, 한반도, 베트남이다.
두부의 역사는 현재 공인된 정설은 없지만 당나라(618-907년) 시대에 탄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부 제조법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요사이는 한족이 북방 유목 민족의 우유, 양유 제품 제조 방식을 모방했다는 설이 최근 학계에서는 가장 유력하다.
당나라 후기와 5대 10국 시기에 중국 대륙의 북방 유목민과 남방 농민의 교류가 잦았고 그 과정에서 치즈 만드는 방법에서 착안해 두부를 발명하였을 것이다.
1770년 벤자민 프랭클린이 친구 존 버트럼(미국 식물학자의 아버지라 평가)에게 보낸 편지에는 어떻게 하면 콩에서 치즈가 만들어지는지가 설명되어 있다. 즉, 두부를 콩으로 만든 중국의 치즈라고 설명하는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명대에 발간된 이시진의 본초강목에 따르면
전한을 세운 유방의 손자인 회남왕 유안(기원전 1세기)가 두부를 발명했다는 설도 있지만 이는 전설에 불과한 것으로 여거진다.
두부는 10세기 오대 말 혹은 북송 초에 비로소 문헌에 등장한다. 한편으로는 유안으로부터 약 2세기 뒤인 후한의 고분에 그려진 그림을 두부의 원형이 되는 음식을 만드는 장면으로 보는 해석도 유력하다.
두부를 비롯한 콩 식품은 일찌감치 동아시아에 퍼져 어느 새 중국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조차 잊힐 정도로 식생활에 깊이 스며들었다.
일본의 두부는
8세기 무렵 중국에서 돌아온 유학승이나 귀화승이 전래했다고
여겨진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일본 이외의 나라에서 두부를 전문으로 하는 고급 요리점은 찾아볼 수 없으며 일본은 두부 요리를 독자적으로 발전시켜왔다고 할 수 있다.
베트남의 두부는 5세기 혹은 10-11세기에 중국에서 전해졌다는 설 등이 있다.
10-11세기는 베트남에서 불교가 가장 흥했던 시기로 중국의 송나라와 송나라가 책봉한 베트남의 리 왕조간 불교 교류에 따라 두부가 전해졌다고도 생각되고 있다. 베트남의 문헌 사료에는 18세기에야 콩이나 두부가 등장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두부가 일반적인 음식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두부는 고려 말 원나라로부터 전래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두부 만드는 솜씨가 뛰어나 다시 중국과 일본에 그 기술을
전수하기도 하였다.
세종 16년, 1434년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박신생이 중국 천자의 칙서를 세종대왕에게 전달했는데 칙서에는 '조선의 임금이 일전에 보내준 찬모들은 모두 정갈하고 맛깔스럽게 음식을 만드는데 음식 중에서 특히 두부가 정미(情味)하다고 칭찬하면서 다시 찬모 열 명을 뽑아서 두부 만드는 솜씨를 익히게 한 다음 사신 오는 편에 함께 보내달라'는 내용이었다. 일본에 두부기술을 전해 준 사람은 조선인 박호인으로, 임진왜란 때 포로로 잡혀가 그 기술을 전수하였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요사이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두부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가설도
점차 힘을 얻고 있는 추세다. 몇몇 학자들은 처음 두부를 만들기 시작한 시기를
삼국시대 말 또는 남북국시대 초라고도 주장한다.
콩을 재배하기 시작한 것이 중국에 앞서고, 윗돌과 아랫돌이 중쇠를 축으로 해 회전하면서 분쇄하는 본격적인 모양새를 갖춘 맷돌이 낙랑시대의 유적에서 출토된 사실을 근거로 하고 있다.
출처: 중국요리 세계사
이범준 교수
제주한라대학교 호텔외식경영학과
미식유산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