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암시

24년, 전국일주를 정리하다 든 생각

by 조삿갓

자기 암시에는 동경이 담겨있다. 그리고 열등감이 보인다. 누군가 내게 자기 암시와 반대로 말한다면 부끄러워 화낼 것이다. 나는 자신감이 넘치지도, 용기 있지도, 멋지지도 않은 사람이다. 이때만 해도 나 자신 그대로를 사랑할 줄 몰랐다. 사람들이 말하는 멋지고,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줄 알았다. 주위의 사랑이 곧 나를 사랑하는 지표였다.

인간은 산꼭대기를, 파도의 드넓은 움직임을, 드넓은 강의 물결을, 강을 둘러싼 대양을, 천체의 운행을 보면서 지칠 줄 모르고 감탄한다. 그러나 정작 제 자신을 보고 감탄할 줄은 모른다.
-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기준을 버리면 나는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었다. 그렇게 잘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못나지도 않았다. 사람과 대화할 줄 알고, 좋아하는 것이 있고 싫어하는 것도 있다. 뭐 이 정도면 ‘괜찮은 사람’이라고 칭하기 충분하지 않나.


내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
자기 암시를 버렸다.


멋지지 않으면 어때, 용기 있지 않으면 어때, 자신감 좀 없으면 어때. 그것도 나인 걸. 매사에 멋지고, 용기 있고, 자신감 있기도 힘들다. 그냥 살다가 가끔 보여주는 정도가 내겐 충분하다. 나는 내가 좋다. 앞으로도 나를 더 좋아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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