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가지 생각에 관하여

23년, 전국일주를 마치고 든 생각

by 조삿갓

[결함]


우리는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다.


세상 살기 가장 편한 방법이 있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방법이다. ‘다름’ 인정하기. 각자의 집안, 생활, 경험, 신념 등 모두 다르다. 타인에게 훈수를 두고 싶다면 나부터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나 되돌아보았으면 좋겠다. 분명 부족함을 발견할 테다.
신조차도 전 세계인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는데 인간이 가능할까.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그보다 우월함을 뽐내고 싶어서보다 스스로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위해 더 나아지겠다. 타인과 누가 더 나은지 비교하기보다 부족함에 자극을 얻을 것이고, 타인은 나와 다름을 인정하겠다. 완벽하지 않은, 결함 있는 인간이니까.


[현실]


현실을 인정하기로 했다.


꿈꾸는 것만으로 타인과 다른 특별함을 가진 줄 알았다. 특별함은 나를 영화처럼 달라지게 할 줄 알았다. 이상 속에 빠진 착각이었다. 현실은 꿈 많은 백수, 제 손으로 이뤄놓은 것 없는 백수다. 부모에게 효도는커녕 얹혀살고, 밥까지 축내는 백수. 생활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하고, 꿈을 위해 악착같이, 처절하게 달려야 하는 경주마다.

꿈을 위해 퇴사하고, 전국일주를 걸어서 한 내가 특별한 줄 알았는데… 색안경을 벗고 보니, 참 웃음밖에 안 나온다. 불합리하고 내가 불쌍해서 힘들다고 느껴, 회사를 핑계로 퇴사했다. 전국일주를 걸어서 했다지만 나보다 더한 사람들이 많다. 인정하기 싫지만 이젠 인정하기로 했다.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여기서 시작하기로 했다. 자기 객관화, 나만 힘든 것 아니고 모두가 힘들다. 꿈 찾겠다고 도전하는 사람, 나만 있는 것 아니고 수두룩하다. 이제야 출발선에 선 거니까 이 출발선만 넘어보는 거야. 이제야 넘기로 마음먹은 거야. 하나씩 차근차근 나아가는 거야. 길을 잘 만들어가면서 끝까지 가보는 거야.


[이해]


세상에게, 그 누구에게 이해해 주기를 기대하지도 바라지도 않기로 했다.


그동안 상처받고 힘들었던 것은 ‘이해해 줄 것이라는 기대’때문이었다. 무슨 근거로 당연하듯 믿었을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경험에 의한 답을 내게 내려줄 텐데.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분노하고 상처 입은 것은 참 성숙하지 못한 반응이었다. 평생 동안 내 편이 돼줄 0순위. 내가 있다. 든든한 내 편, 내가 있으니 무너질 이유도 없다. 상대방에게 나를 납득시키려고 애쓸 필요 없다. 행동으로, 결과로 보여주면 된다. 내가 이래서 이렇고, 저래서 저래라고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 없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쓸 시간에 스스로를 바라보고 어떻게 하면 원하는 모습에 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행동하자.


[단순]


이미 지나간 것을 붙잡지 않기로 했다.


복잡하게 보다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용기 내서 도전했다. 그걸로 된 거다. 미래는 애초에 불투명하다. 성공할지, 실패할지. 안정적 일지, 불안정적 일지. 그 누구도 모른다. 확률싸움일 뿐.
확률을 높이는 것은 삶을 대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면서 불평불만하고 세상 탓만 하기보다, 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무엇이라도 시도하기를 선택했다. 도박의 결과는 모른다. 오로지 나의 노력이 답을 내려줄 것이다. 꽝일지 잭팟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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