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빵레리나 Apr 14. 2024

소중한 친구의 결혼식 축사

사랑과 웃음이 넘쳐나는 가정이 되길 바라

안녕, 지희야 너의 오랜 친구 빵주야.

18살에 전학 와서 처음 널 봤을 땐 참 하얗고 예쁘다고 생각했어.

도도한 얼굴에 겉으로는 강한 척을 참 많이 하는데, 속은 그와 반대로 우리 중에 제일 여린 친구야.

그리고 너한테 장난칠 때면 타격감이 좋아서 내가 장난을 유독 많이 쳤던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지만, 그 덕분에 장난꾸러기계의 탑오브탑 상호와도 사랑에 빠진 게 아닐까?

내가 너보다 더 어른인 것도 아니고, 무얼 더 많이 알지도 못하는데 이 앞에 서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어.

새로운 출발을 하려는 너에게 ‘내가 먼저 결혼해서 살아보니 이렇더라 ‘, ’ 그러니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 ‘ 하는 이야기가 뭐가 중요하겠니.

너는 현명한 친구라 분명 나보다 훨씬 더 결혼생활을 잘해 나아갈 텐데.

그래서 오늘은 결혼하는 너에게 당부의 말보다는, 응원의 마음을 담아 내가 어떤 친구가 되겠다고 이야기하고 내려갈게.


먼저, 항상 너의 행복을 바라는 친구가 될게.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봐도 우리끼리는 참 질투도 없이 잘 지내왔다.

너에게 좋았던 순간에는 우리도 함께 그 행복을 축하했고, 아쉽고 안타까웠던 순간에는 우리도 함께 속상해했었지.

지금 내가 굳이 어떤 어떤 일이라고 콕 집어 말하지 않아도 네 머릿속에도 떠오르는 순간들이 많지?

그렇게 변함없이 네 곁에서 항상 지희의 행복을 바라는 해바라기군단이 될게.

 

그리고 네가 슬플 땐 함께 울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줄게.

아무리 좋은 사람과 또 좋은 사람이 만나도 살다 보면 부딪치게 되는 날이 올 텐데, 그때 속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로 항상 곁에 있을게.

그리고 무슨 이야기든 우리에게 하고 나면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말걸’, ‘내 얼굴에 침 뱉기인데’, 이런 생각은 절대 하지 마.

상호 흉을 보고 바로 다음날 상호 칭찬을 한다고 해도 아무것도 못 들었던 것처럼 받아줄게.

연애든 결혼이든 다 그런 거 아니겠니.

뭐 상호도 우리한테 이야기하고 싶은 거 있으면 이야기해. 얼마든지 들어줄게. 이야기는 또 양 쪽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는 거니까.


두 사람은 옆에서 봐도 참 잘 어울리고, 서로를 잘 채워주는 흐뭇한 커플이야.

아마 우리뿐만 아니라 오늘 결혼식에 와주신 모든 분들이 두 사람을 그렇게 따뜻한 눈으로 보고 계실 거라 믿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시작하는 만큼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 주고 또 그걸 고마워하면서 살길 바랄게.

그게 아마 최고의 행복일 것 같아.


사랑해 친구야.


2024년 햇살이 눈부시게 밝은 어느 봄날.













작가의 이전글 엄마의 말투를 쏙 빼닮은 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