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매듭]

Ep2.​정답만 가르치던 사람이 '정답 없는 삶'을 마주했을 때

​미지수 x를 대하는 자세


​수학에서 미지수 x는 반드시 풀어내야 할 숙제입니다. 하지만 인생에서의 x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이제야 배웁니다. 그것은 해결해야 할 골칫덩이가 아니라, 어떤 숫자가 들어와도 괜찮은 **'가능성의 공간'**이었습니다.
​정답만 가르치던 사람이 정답 없는 삶을 살게 되면서 깨달은 가장 큰 변화는 '오답'에 대한 공포가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계산 한 번 틀리면 큰일이 나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영상 편집을 하다가 컷을 잘못 잘라도, 기획한 프로젝트가 무너져도 "아, 이번 식은 이렇게 흘러가는구나" 하며 툭툭 털고 일어납니다.
​완벽한 수식을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건, 매일 아침 빈 칠판 앞에 설 수 있는 용기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된 것이죠.


​다시 시작되는 함수


​이제 저는 다시 아이들을 만나러 갈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제 손에 들린 분필은 예전보다 조금 가벼워질 것 같습니다. 이제는 아이들에게 정답지로 가는 지름길만 가르쳐주는 선생이 아니라, **"답이 보이지 않아도 네가 써 내려가는 그 모든 과정이 이미 너만의 정답이야"**라고 말해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인생이라는 거대한 문제는 결국 마지막 페이지의 정답지를 맞히기 위한 과정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답이 없기에 우리는 매일 새로운 공식을 발견하고, 나만의 고유한 파동(vibe)으로 삶이라는 함수를 그려나갈 수 있는 게 아닐까요.



<매주 수요일 연재>

당분간 휴재입니다. 곧 찾아뵐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