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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건강나다움 Apr 24. 2022

자살 충동자를 위한 행동치료방법 DBT



누구나 인생이 지옥처럼 느껴진 순간이 있을 것이다. 아마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거나 삶에서 희망을 찾을 수 없을 때 그렇지 않았을까? 나도 지금은 아니지만 10대나 20대때 그런 순간의 경험이 있었다. 누구나 삶에서 그런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인생이 늘 좋을 수 만은 없고 우리는 그런 순간을 경험하며 인내를 배우고 더 성장하기도 한다. 치료일을 하는 나에게 변증법적 행동치료 창시자이자 워싱턴주립대 심리학과 명예교수인 마샤 리네한의 [인생이 지옥처럼 느껴질때]의 이 책은 상당히 흥미롭고 유익했다. 자살충동이 심했고 실제로 병원에 입원했던 경험이 있었던 자신의 과거로부터 새로운 치료방법 창시까지의 과정까지, 치료사로서의 열정과 노력 등 그녀의 삶 자체가 위대한 성장이자 감동이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세계 1위라는 점을 생각하면, 치료일을 하는 나도 자살예방을 위한 치료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 공감한 부분들과 적용하면 좋을 점들을 실제로 임상에서 사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치료 부분들에 있어서 마음챙김은 이미 내가 적용하고 기업 강의도 하고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생활기술에 있는 부분들에는 더 적용할 부분들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마샤 리네한은 자살충동자를 위한 치료법으로 변증법적 행동치료인 DBT를 이야기한다.



변증법적 행동치료 (DBT)


변증법적 행동치료 (DBT)는 자살 충동이 심각한 사람들을 위한 행동치료이다. DBT는 죽음을 합리적인 대안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최초의 성공적인 치료법이다. DBT는 2가지 측면에서 독특하다. 첫째, 자기 자신과 자신이 처한 삶의 수용과 더 나은 삶을 위한 변화와 포용 사이에서 역동적인 균형을 잡는다는 측면이다. (반대되는 것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 통합에 이르는 것이 '변증법'이다.) 두 번째 측면은 마음챙김 수행을 심리치료 기술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변증법적 행동치료는 전통적 행동치료와 다르다. DBT는 자살 고위험군을 돕기 위해서였다. 그중에서도 주된 장애는 경계성 성격장애로 다루기 까다로운 질환이다. 경계성 성격장애의 대표적 진단기준은 극심한 정서적 기복, 폭발적 분노, 충동적이고 자기파괴적인 관계, 유기 불안, 자기혐오다. DBT는 개별 심리치료 방식이라기보다는 행동치료 프로그램에 가깝다. 효과를 발휘하려면 기술을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삶을 살아갈 방법을 찾게 해줄 기술을 배워야 한다.




누구나 다 행복한 삶을 원한다. DBT에서는 내담자들에게 뭘 해야 할지를 알려준다. 내담자에게 이런 관점을 취한다. "당신의 문제는 당신에게 적절한 동기가 있더라도 적절한 기술이 없다는 거예요. 내가 그 기술을 가르쳐줄께요."




살아볼 만한 인생을 만드는 것이 DBT의 목표다. 여력은 없더라도 긍정적 요소를 지닌 살아볼 만한 삶을 누리기 위한 충분한 통제력은 누구에게나 있다. DBT를 다른 치료와 구분하는 중요한 지점은 고통을 감내하고 수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고통과 곤경은 인생이 어쩔 수 없는 한 부분이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더 많이 괴로워한다. 고통을 감내하고 수용하는 법을 깨우치는 것은 성장을 향한 큰 변화의 일부다. 수용은 DBT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로 기존 행동치료와 구분 짓는 지점이자 변화 기술이다.




수용 전략으로 균형을 잡아가며 변화 전략을 추구하는데 중점을 두는 것이 DBT만의 특별한 점이다. DBT를 더 특별하게 하는 특징 2가지가 더 있다. 첫째는 치료사와 내담자 사이의 평등적 관계다. 치료사는 자신의 이야기를 어느정도 터놓고, 내담자는 언제든 전화할 수 있다. 둘째는 삶을 더 잘 해쳐나가게 해주는 기술 습득의 중심 역할이다. 경계성 성격장애는 감정 조절이 어렵고 욱하는 성향을 띈다. 내담자들은 자기혐오와 수치심, 버림받을 두려움, 분노에 시달린다. DBT 기술의 역할은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받아들인 다음 그 문제를 해결하도록 실질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내담자별로 다른 문제 해결기술이 필요하다.







자살충동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작가의 삶



자해를 하고 자살충동으로 병원에 장기간 입원했던 그녀의 변화는 '그냥 일어났다'고 한다. 18살에 입원하고 20살 생일날. 그리고 그녀는 자신처럼 자살충동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을 평생 돕겠다고 결심했고 대학에 갔다. 누군가를 돕겠다는 사명은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 힘으로 그녀는 DBT를 창시하고 대학교수이자 작가로 많은 사람들을 도우며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어느날 십자가상을 바라보다가 환희에 찼고, 하나님이 자신을 사랑하신다는 확신에 기쁨을 느꼈다. 그리고 외치듯 자신의 방에 뛰어가서 말했다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해."라고. 그리고 그때 자신이 변화했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영적 성장에도 관심이 많았고, 좋은 영적 멘토들을 만날 수 있었으며 수도원에 가는 등 많은 노력과 배움의 과정을 가졌다. 그렇게 수용과 마음챙김에 효과를 느끼며 DBT의 치료과정에 필수 기술로 적용시킬 수 있었다. 그녀가 하는 모든 공부와 수행등은 자살충동자들의 치료에 관련되어 있었다. 그녀의 그런 일에 대한 열정과 노력, 헌신에 존경이 되었고 치료일을 하는 나도 좋은 자극을 많이 받았다. 나도 내 일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 진심이 있지만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brigittetohm, 출처 Unsplash



우울감을 떨치는 방법



작가는 홀로 남겨질 때면 항상 우울했는데 수년간 그 효과를 확인한 우울감을 떨치는 방법은 자원봉사 활동이었다. 가난한 자들의 작은 형제회에 참여했는데 이 단체의 모토는 '빵보다 먼저 꽃을'이다. 사람들은 필수품뿐만 아니라 삶 속의 특별한 즐거움 또한 필요로 한다. "사랑, 존엄, 아름다움은 신체적 욕구만큼이나 살아감에 필수적'이라고 그들은 주장한다. 어떤 환경에서든 아름다움을 불어넣으려는 노력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나도 이 말에 동의한다. 작은 형제회는 생일을 맞는 사람들에게 잊지 않고 늘 꽃을 보낸다.




'빵보다 먼저 꽃을' 난 이 글이 참 좋았다. 난 빵보다 꽃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빵보다 꽃이 더 큰 행복을 느끼게 할 수 있다. 그리고 나도 생일에는 항상 예쁜 꽃을 선물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예쁜 꽃을 볼 때마다 난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원봉사활동이 우울증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그녀의 경험에도 동의한다. 나도 봉사를 하고나면 항상 좋은 기분과 뿌듯함을 느낀다. 사실 봉사는 남을 위한 선한 행동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나 자신의 우울감 감소와 만족감, 자존감 향상과도 연관되어 나 자신을 위한 활동이기도 하다.




자기주장강화훈련

: 도움이 되는 DBT 기술


대인 관계 효율성


자기주장 강화 훈련은 타인과 상호작용시 효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 DBT 변화 기술 중 하나다DBT 기술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수용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변화기술이다. 자기주장 기술은 사회적 기술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타인에게 명확히 전달할 수 있게 해준다. 일례로 "저는 월급 인상을 원합니다. 가능한가요?"라고 말할 수 있다.




대인 관계 효율성 기술 중 하나이자 내담자들도 굉장한 만족감을 표하는 기술은 'DEAR MAN'이다. 이 기술들의 목표는 바라는 바를 위해 효율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기술하고 describe 표현하고 express 주장하고 assert 보상하고 reinforce 현재에 머무르고 mindful 대담한 태도를 보이며 appear confident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기 negotiate.



기술하는 것은 상황을 기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ex) "저는 이곳에서 2년을 일했지만 월급은 입사때와 똑같아요. 업무 평가는 매우 높은데도 말이죠."


표현하는 것은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분명히 표현하라는 것이다. ex) "연봉을 인상 받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장하라는 것은 분명하고 간결하게 자신있게 말하라는 것이다. ex) "연봉 인상을 원합니다. 가능할까요?"


보상하라는 것은 요구를 수용시 어떤 긍정적 결과가 나타날지 설명하라는 것이다. 감사를 표해야한다. ex) "그렇게된다면 더 생산성있게 일할 수 있을거예요."


대담한 태도를 보이라는 것은 당당한 어조, 자신감있는 자세, 아이컨택이다.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라는 것은 얻으려면 주는 것도 있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고 내어주고 그에 상응하는 것을 요구하라는 것이다.


ex)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여기서 무엇을 같이 해볼 수 있을까요? 우리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DBT에서 적용하는 기술들은 자살충동자를 위한 치료 기술이라기보다 정말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기술이기도 했다. 그래서 작가가 삶을 위한 기술이라고 했나보다.




© eyeforebony, 출처 Unsplash


변증법적 행동치료 DBT 고통 감내 기술


위기에 처했을 때 감정조절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각성수준을 경감하기 위한 신체 활동도 포함한다.


1. 체온조절


2. 격렬한 운동 (달리기, 점프 등 20분 정도. 이런 강도의 운동은 긍정적 정서를 증대한다.)


3. 호흡 조절 (가장 좋은 속도는 1분에 5번의 호흡, 들숨 5초, 날숨 7초. 이렇게 10분이 지나면 진정된다.)


4. 동시 근육 이완


위 기술의 목표는 몸의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감정적 흥분 상태를 가라앉히는 고통 감내의 목표이기도 하다. 효과는 금방 나타난다. 몸이 마음을 지배한다. 격렬한 운동와 통제된 호흡은 감정을 변화시키고 자세와 얼굴 표정만으로도 그런 힘이 발휘될 수 있다.


5. 기꺼이 하기


기꺼이 하기는 현재 상태에 마음을 여는 것이다. 그 순간 필요한 일을 행하는 것이다. 이길 수 있는 싸움에 대해서도 집착을 내려놓는 것이다. 내가 옳더라도 자신이 옳다는 집착을 내려놓는 것이다. 해야하기 때문에 행하는 것이다. 기꺼이 하기의 반대는 고집스러움이다. 아니면 말아 라는 식이나 자신이 옳다는 태도는 고집이다. 현실과 싸우며 정서적 에너지를 소모해 얻는 것이 없다.


6. 살짝 미소짓기와 기꺼이 하는 손


살짝 미소짓기는 몸으로 현실을 받아들이는 한 방법이다. 연구와 실험으로 효과가 뒷받침되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기꺼이 하는 손이 한 방법이다. 앉은 자세에서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허벅지 위에 올려놓는다. 누워서도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놓는다. 이 자세는 사람을 평온하게 해준다. 다 연습이 필요하며 효과가 있다. 미소와 기꺼이 하는 손으로 감정을 변화시킬 수 있다.


7. STOP 기술


충동에 따라 행동하지 않게하는 기술. 충동을 멈추고, 거리를 두고, 관찰하고, 가장 효과적인 선택지가 뭔지 평가하고, 현재를 자각하며 행동하는 기술이다.


한 걸음 물러서서 생각할 시간을 갖고 평정을 되찾을 때까지 호흡한다. 현재 이 상황에서 내가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내 목표 등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변증법적 행동치료 DBT 치료 기술 분류


1. 마음챙김 기술 : 고통을 줄고 행복은 늘리게


2. 고통 감내 기술 : 위기 상황을 감내하는 방법을 가르쳐 해결책을 잘 찾을 수 있게


3. 정서 조절 기술 : 감정 조절 방법을 가르쳐 상황을 악화시킬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게


4. 대인관계 효율성 기술



DBT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치료로 전통적 심리치료와는 크게 다르다. 일종의 자기계발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결국 엄격히 통제된 임상실험을 시행해 이 치료가 자살 고위험군 환자들이 살 만하다고 느낄 만한 삶을 살게 해주는 데 효과가 있음을 증명할 수 있었다.




내담자들에게는 수용이

변화를 향한 첫걸음이다.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선

먼저 현재의 자신을 수용해야 한다.



수용은 지옥에서 나오는

유일한 출구다.



고통은 당신이

그 고통을 거부할 때만

괴로움을 유발한다.



그 순간을

감내하기로 마음먹은 것이 수용이다.



원망도 분노도 없이 철저히 수용한다면 변화할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다.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이다. 뭔가를 철저히 수용한다는 것은 그 뭔가와 싸우지 않는 것이다. 수용을 반복해서 연습해야 한다. 그러면 고통이 덜어진다.



© PublicDomainPictures, 출처 Pixabay


당신이 튤립이라면

장미가 되려 애쓰지 마요.



대신 튤립 정원을

찾아가세요




이 책은 치료일을 하는 나에게도 많은 공감, 배움, 좋은 자극을 주었던 책이다. 나를 돌아보게 했고, 나에게 치료를 받는 내담자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더 그들의 삶을 도울 수 있을지도 생각해보게 했다. 그리고 자해, 자살충동, 병원 입원 환자에서 이렇게 자살충동자들을 위한 변증법적 행동치료 창시자이자 심리학과 명예교수로 많은 사람을 살린 그녀의 삶은 너무나 감동적이었고,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에 작가는 말한다. "당신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 필요한 기술들을 개발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그런 기술들을 갖추도록 도와주길 바란다. 내가 할 수 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



작가의 말에 크게 고개가 끄덕여지며 나도 도전받았다. 나는 지금은 매주 가정폭력피해 성인여성집단과 아동을 위한 치료일을 하고 있고, 다음주에는 감정코칭 기업강의도 있다. 매주 많은 사람을 만나 일하고 있다. 작가의 마지막 말에 나는 가치있는 삶을 살고 있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삶을 살 수 있는 기술들을 갖추도록 더 도와야겠다는 동기부여 및 과제를 받은 기분이다. 내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을 더 많이 도울 수 있도록, 마샤 리네한처럼 나도 더 열정적으로 아름답게, 내가 하는 일들과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 진심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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