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월드, 사파이어 볼룸 음식 맛있더라
AI 보안 서밋 2025 후기: 제로 트러스트와 트러플 수프 사이에서
2025년 6월 25일, 요즘 가장 핫한 키워드는 다 붙어있는 듯한 'Security Summit 2025'에 다녀왔다. AI에 Security라니, 이 멋진 조합을 어떻게 참을 수 있을까. 요즘엔 어쩐지 'AI' 이름만 붙어있으면 일단 신청하고 본다.
행사장이었던 롯데호텔의 포스는 생각보다 대단했다. 번쩍번쩍한 샹들리에 아래, 아무것도 모르는 회사 막내가 앉아있기엔 너무나 높은 분들만 가득한 느낌... 주변에 또래로 보이는 분이라도 있었으면 "어느 회사에서 오셨어요?" 말이라도 붙여봤을 텐데, 그저 뻘쭘하게 앉아 노트북만 만지작거렸다.
솔직히 라인업은 정말 빵빵했다. 하지만 보안 분야 비전문가인 내게 외계어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바쁘게 실시간으로 Gemini에게 컨퍼런스 자료를 던져주며 대화를 주고 받고, 용어 정리해달라는 내 모습이 살짝 없어보이긴 했지만.. 뭐 아예 못알아듣는것보단 나았던것 같다. 쉬는 시간마다 녹음본을 요약하며 겨우 흐름을 따라갔다. 나름 AI 시대에 잘 살아가고 있는것 같기도...
그렇게 정신없이 주워들은 내용을 내 나름대로 3줄 요약해 봤다.
AI는 보안의 양날의 검: 비즈니스 혁신과 위협 탐지 자동화라는 엄청난 기회인 동시에, AI를 활용한 역대급 지능형 공격과 AI 시스템 자체의 취약점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안겨준다.
우리 집 문은 이제 의미 없다, '제로 트러스트': 공격 표면이 무한히 넓어진 지금, '내부자는 안전하다'는 낡은 경계 보안을 버리고 '아무도 믿지마, 계속 검증해!'라는 제로 트러스트가 대세가 되고 있다.
미래를 위한 준비물: 결국 AI 솔루션 도입은 필수. 동시에 양자 컴퓨터가 현재의 암호 체계를 무력화시킬 미래에 대비해 양자내성암호(PQC) 같은 기술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 중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았던 건 토스뱅크의 발표였다. 보안이 생명인 금융사조차 LLM(AI)의 엄청난 성능 때문에 안 쓸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대신, 다음과 같은 깐깐한 기준을 통과한 서비스만 '화이트리스트'로 사용한다고 한다.
학습 차단 모드 제공 여부 (데이터가 AI 학습에 쓰이지 않도록)
데이터 유출 경로 추적 가능 여부
내부 시스템과의 과도한 연동 요구 여부
화이트리스트로 사용중이라는 서비스 목록 :
ChatGPT, Claude, Gemini, GitHub, Copilot, NotebookLM, Langflow
...
이쯤에서 컨퍼런스 이야기는 충분한 것 같다.
진짜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롯데호텔 밥 잘나온다 정말.
돈 한푼 안내고 이런 호사 누려도 되나...
메뉴판 맨 아래에 롯데호텔이라고 적혀있던데 여기서 만든거 맞겠지요?
포크랑 칼도 종류별로 주는 자리 갈일이 요즘 아예 없었는데...
메뉴는 다음과 같다.
Smoked Salmon, Yul-Mu Salad, Ikura, Sour Cream Sauce, Mini Herb
훈제 연어와 율무샐러드, 연어알, 사워크림 소스와 미니 허브
Mushroom Soup with Truffle Oil
트러플 오일을 넣은 양송이 버섯수프
Grilled Flat Fish with Soybean Sauce, Barley Risotto
된장 소스의 가자미구이와 보리 리조또
Grilled Australian Fillet Mignon Steak with Jus De Boeuf, Cauliflower puree, Provence Style 'Ratatouille', Mushroom Salad
쥬드비프 소스를 곁들인 최상급 쇠고기 안심 구이와 컬리플라워 퓨레, 라따뚜이, 버섯 샐러드
(쇠고기: 호주산) (소잡뼈: 국내산-한우) (소사골: 국내산-한우)
Pistachio Coconut Mousse with Fresh Fruits and Coconut Cream
피스타치오 코코넛 무스와 계절과일, 코코넛 크림
Coffee or Tea 커피 또는 차
1 & 2
Smoked Salmon, Yul-Mu Salad, Ikura, Sour Cream Sauce, Mini Herb
훈제 연어와 율무샐러드, 연어알, 사워크림 소스와 미니 허브
&
Mushroom Soup with Truffle Oil
트러플 오일을 넣은 양송이 버섯수프
율무는 율무차밖에 몰랐는데 생각보다 맛있더라
통통한게 뭔가 보리같은 느낌? 연어알도 구르고 율무도 구르고 모두다 굴러다녔다.
원래 트러플을 향이 너무 찐하고 느끼해서 별로 안좋아하는 나에게도 너무 맛있게 느껴졌다.
아 이정도로 조금 넣고 향을 내야 진짜 맛있는 트러플 요리가 되는구나 싶었다.
참여한 업체 어디어디인지 메모하려고 켜놓은 아이폰 메모장에 이렇게 적혀있다.
트러플 오일이 과하지 않음 개 맛있다.
3. Grilled Flat Fish with Soybean Sauce, Barley Risotto
된장 소스의 가자미구이와 보리 리조또
내 기억에 이 요리가 이 날 G.O.A.T 였다. 아주 맛도리.
가자미 구이가 매우 부드럽게 잘 익었고 무엇보다 그 된장맛이 기가 막히더라
아니 어째 이렇게 과하지 않고 은은~하게 들어오지?
된장찌개 특유의 찐~한 된장맛만 먹으며 살다 이런 얇게 도포된 느낌의 된장은 처음 먹는다
리조또는 소스가 살짝 신맛 도는 느낌으로 기억한다.
뭔가 1차 율무 웨이브랑 통일감 주려고 일부러 보리 넣은건지 모르겠는데 바이브가 이어졌다.
4. Grilled Australian Fillet Mignon Steak with Jus De Boeuf, Cauliflower puree, Provence Style 'Ratatouille', Mushroom Salad
쥬드비프 소스를 곁들인 최상급 쇠고기 안심 구이와 컬리플라워 퓨레, 라따뚜이, 버섯 샐러드
(쇠고기: 호주산) (소잡뼈: 국내산-한우) (소사골: 국내산-한우)
앞서 너무 많은 기대감을 주었나
혹은 내가 평소에 고기를 너무 자주 먹었나?
메인 디쉬라고 할 수 있는 안심 스테이크는 생각보다 평범했다.
고기도 잘 익고 부드럽고 했는데 역시 평소에 고기를 너무 먹어버릇해서 그런지 아는 그 맛이더라.
오히려 라따뚜이 식감이 너무 살아있어서 개인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야채를 싫어하는 essekki라 좀 더 익혀줬으면 했다 ㅎㅎ
퓨레는 너무 내 스타일이었다.
완전 부드러운 감자사라다 st
말은 평범하다 했지만 결국 싹싹 긁어 먹었다.
5. Pistachio Coconut Mousse with Fresh Fruits and Coconut Cream
피스타치오 코코넛 무스와 계절과일, 코코넛 크림
마지막 코코넛 무스 디저트도 너무 맛있었다.
과하게 달지도 않고 부드러워서 커피랑 먹으니까 안성맞춤.
완전 딱 내 스타일이었다.
AI 보안, 제로 트러스트, 양자 저항 암호...
너어무 훌륭한 내용들로 가득한 컨퍼런스였지만,
솔직히 내 뇌리에 가장 선명하게 남은 건 피스타치오 무스의 달콤함이었다.
결국 '기승전밥'이 진리.
결혼식도 밥만 맛있으면 장땡이 맞다.
복잡한 기술의 미래도 결국 맛있는 밥심에서 나오는게 아닐까?
유익한 정보와 더불어 인생 최고의 코스 요리까지,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 컨퍼런스였다.
다음에도 꼭 불러주면 좋겠다.
P.S. 컨퍼런스 발표 자료가 궁금하신 분들은 댓글 남겨주세요. Gemini 딸깍- 한 자료라도 기꺼이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