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코코의 배경 속으로 점프!

40일간의 멕시코 일주 : 과나후아토

by 김다영


해발 2천 미터에 쌓은 동화 속 마을



과나후아토는 오랜 기간 나와 친구가 지체 없이 꼽는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다.


원래는 3일만 머물려고 계획했다가, 뒤에 있는 모든 일정을 미루고 하루 더 여행해야만 했던 곳. 아직도 내 휴대폰 잠금화면에는 과나후아토의 전경이 걸려, 따분한 일상 속 나를 이때의 기억 속으로 끌어당긴다.



과달라하라에서 과나후아토는 버스를 타고 다섯 시간 정도 걸린다. 우리는 이른 오후에 출발해 저녁 6시가 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평 좋고 저렴했던 이 에어비앤비는 기대보다도 깔끔했다. 과달라하라에서 개미떼에 시달렸던 우리는 본능적으로 침대 아래와 문틈 사이 구멍들을 살폈는데, 다행히 우리 둘 말고 다른 생명체의 흔적은 없었다.


나는 방보다 바깥이 더 마음에 들었는데, 마당에는 식사를 할 수 있는 테이블이 있었고 온갖 식물과 꽃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이 숙소가 엄청난 언덕 위에 위치해 있다는 것! 우리를 버스터미널에서부터 숙소까지 데려다준 택시가 더 이상 언덕을 못 올라가겠다고 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체력 좋은 젊은 우리는 매일 언덕을 씩씩하게 오르며 어느새 마을의 알록달록한 풍경을 사랑하게 되었다.



과나후아토는 스페인이 16세기 초 건설한 식민 도시이다. 그리고 18세기엔 세계 최대의 은 생산지가 되었다고 한다. 택시를 타고 시내에 나가면 엄청난 지하 도로를 볼 수 있는데, 이게 바로 광산을 위한 시설. 광산으로 부유해진 마을은 높고 아름다운 건물과 성당을 지었다.



건축 양식과 별개로 나는 알록달록한 집들의 색에 마음을 뺏겼다. 멕시코 사람들은 집 외벽을 자기가 원하는 색으로 칠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고 한다. 나를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인 것이다. 다만 이때 아무 색이나 칠해도 되는 것은 아니고, 도시 이미지랑 어울리는 밝은 색인지를 허가받아야 한다.



이 다채로운 색 덕분인지, 과나후아토는 멕시코 전역에 위치한 117개의 푸에블로스 마히코스(마법의 마을) 중 하나가 되었다. 멕시코 관광부가 이 마을을 ‘마법 같은 매력’이 있다고 인정했다는 뜻이다.



곳곳에 주차되어 있는 딱정벌레 같은 빈티지 자동차들마저도 독특했다.



과나후아토 여행을 계획하면서부터 우리는 딱 하나의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바로 이 동네에서 가장 유명한 고급 레스토랑을 가보는 것!



그동안 아꼈던 식비를 여기서 써보자는 심산으로, 유명한 문어 요리에 까르보나라, 립아이까지 그야말로 식탁을 가득 채울 만큼의 음식을 주문했다.



서비스로 나온 레모네이드와 한입거리들을 먹으니 돋아난 식욕에 배가 엄청나게 고프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온 한 상! 멕시코풍 살사 소스에 적셔진 립아이도 환상적이었고, 까르보나라는 평범했지만 양이 많아 배를 든든히 채웠다.



사실 진짜 대박은 이 문어 요리. 파프리카 파우더와 마늘 향이 진하게 나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문어의 맛을 잊지 못한다.


어떤 사람이든 두고두고 ‘그때 그거 진짜 맛있었지’ 하는 음식이 있기 마련인데, 우리는 그게 멕시코에서 먹는 뽈뽀(문어)였다. 나와 친구는 유튜브든 광고판이든 문어 요리를 볼 때마다 아직까지도 ‘과나후아토에서 먹었던 그 문어가 진짜 하나도 안 질기고... 정말 부드러웠지...’ 라며 즐겁게 회상하곤 한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결제한 금액은 6만 원 내외! 벌써 몇 년 전, 360페소였던 문어 요리는 오늘 확인해 보니 450페소로 올랐고, 280페소였던 립아이도 이젠 360페소가 되었다. 시간은 훌쩍 지났지만 그래도 잊히지 않는 맛. 저렴할 때 즐거운 마음으로 먹었으니 꽤 훌륭한 투자가 아닐까?



여름 멕시코라고 하면 찌는 듯 더운 날씨를 생각할 수 있지만, 고산지대에 위치한 과나후아토는 딱 늦봄 날씨다. 더운 낮에도 30도를 넘지 않고, 저녁엔 15-16도로 떨어진다. 선선한 밤거리를 걸으며 우리는 후식으로 달달한 젤라또를 한 컵씩 사 먹었다.



과나후아토 곳곳엔 아름다운 그림들이 많다! 마을 이곳저곳을 내일 몽땅 둘러보겠다는 다짐과 함께 숙소로 오늘은 이만 복귀.



밤에는 과나후아토의 풍경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알려진 영화 ‘코코’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더 아름다운 풍경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에, 오늘은 미련 없이 푹 자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