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내 감정에 기우제를 드릴 생각이다.

감정이 사라진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무언가를 실패해도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 한강의 물결처럼 감정이 일정하지 않음에도 눈에서 마른 눈물조차 흐르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 정도의 애정이 없었기에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건가?라는 생각으로 넘겼다.


한 번은 정말 울고 싶었다. 그래서 옛날부터 눈물 착즙기 영화라고 모아둔 리스트에서 가장 날 많이 울린 영화를 시청했다. 근데 이제는 그 영화가 그저 동화책처럼 느껴진다. 여태 가지고 살던 감정이 사라졌다.


마치 큰 종이에 그림이 지우개로 지운 듯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사라졌다. 아 이젠 뭐가 힘든지, 아니면 뭐가 행복한지 모르겠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다가 웃고 있는 나를 보면 내가 만든 가짜 웃음 같다.


조커는 웃음이 멈추지 않는 것이 힘들었을까. 아니면 안 웃고 싶은 상황에 웃고 있어서 힘들었던 것일까.


오늘부터 내 감정에 기우제를 드릴 생각이다.

작가의 이전글결핍 밖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