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통생각 Jun 26. 2022

하고 싶은 게 있어야 하지

부럽다, 하고 싶은 게 있어서

쇼핑이나 해볼까? 헤헤

우리 커플의 언어에서 쇼핑이라 하믄, 부동산 쇼핑을 말한다. 

"역시 경매에 도른자군 (또.....라이를 말하는 우리끼리의 언어). 그렇게 재밌어?" 

"수를 파악하는 게 너무 재밌지 않아? 경매 정보지를 보면 돈이 보이더라."


부린이에서 딱 한 걸음 앞선 나에겐 아직 경매는 어렵다. 초보자들은 부동산 경매를 배울 때 용어에서 자유로워지는 데까지의 시간이 조금 걸린다. 나는 용어에선 자유로워졌지만 쉬운 물건(권리분석 상 깔끔한)만 볼 줄 아는 정도다. 특수물건을 다룰 줄 아는 남자 친구의 눈에는 얼마나 많은 기회들이 경매 정보지 속에서 넘실거리고 있겠는가. 덕분에 나도 틈틈이 경매지식을 쌓고 같이 쇼핑하는 재미를 느낀다.


남자 친구는 항상 하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것은 조금씩 변하긴 하지만 '부동산'이라는 큰 카테고리는 변함이 없었다. 학생들에게 경제를 가르치고, 자신의 꿈과 사업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는 최종의 목표도 말이다. 

진짜 부럽다. 하고 싶은 게 있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야! 나는 뭘 하고 싶은 걸까?

작년까지만 해도 남자 친구에게 자주 했던 말이다. 

간호사를 퇴사한 후에 주변에서 상담(?) 아닌 상담 같은 연락이 많이 왔었다. "요즘 뭐해? 나는 뭐해먹고살지? 퇴사는 하고 싶은데 나가면 뭐하지? 여길 언제까지 다녀야 되는 걸까?" 퇴사했다고 해서 명확한 plan이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 나도 그냥 그런 보통의 사람이다. 그냥 한 step만 생각하고 나왔다. '부동산을 업으로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 이것도 지금은 진짜 업으로 하고 있지 않다. 

생각했다고 다 이루지 않아도 된다.
생각만 해도 되고, 중간에 하다가 멈춰도 된다.
목표가 자주 바뀌고 여러 번 시도해본다고 해서 '실패'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닐 필요도 없다. 




카톡 친구 목록을 열고 쭉 스크롤을 내려봐라. 과연 나만의 identity를 찾고 있는 사람, 생각만 했었던 일을 도전하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그들과 똑같이, 그리고 현재의 나와 같이 그럭저럭 살아가는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용기가 있다면 언젠가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너무 큰 망상에 갇혀 이상향만 가득한 사업을 구상하거나 '뭔가 잘될 것 같은 느낌'만 가지고는 안된다. 그래서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는 시각도 꼭 필요하다. 자청님은 이를 '맛탱이가 갔다'라고 표현했다.


나는 갈피를 못 잡았다. 돈을 벌고 싶어서 부동산과 경제를 공부하지만, 그 이상의 가치가 나에겐 없었다. 자본주의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해선 나에게 동기를 줄 수 있는,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구체적으로 필요했다. 그러던 와중 부동산, 경제 관련 instagram을 만들었다. 생각보다 커진 그 계정 속의 나의 팔로워분들은 <자기 계발+부동산>의 성향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이 올린 피드를 보다 보니 책을 읽고 싶어졌다. 갈피를 못 잡는 나에게 해결책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렇게 집 앞에 있는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것을 찾는 방법. 찾았다.

관심 있는 책을 읽고, 생각하고, 주변 사람에게 말하고, 함께 이를 구체적으로 develop 시켜라.


기다려지는 밤 산책


책을 읽다가 어떤 구절에서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로부터 책을 읽은 지 2달째, 벌써 사업 아이디어 3개. 책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지만, 현재 내가 가진 능력을 접목시켜 보면서 전혀 다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책을 '많이' 읽은 것이 아니라 확장된 '생각'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도 본가에 내려가 <역행자> 책을 읽고 그의 사업이 발전된 스토리를 엄마에게 조잘조잘 얘기하기 시작했다. 이를 듣던 엄마는 '재회 상담 사업'이라는 주제가 흥미롭다며 나에게 잘 어울릴 것 같은 아이템을 제시해 줬다. 그 후 엄마와 나는 1시간 반 동안 그에 파생된 아이디어에 대해 신나게 대화를 나눴다. 또 다른 예로, 어느 날 책을 읽다가 문득 '와, 책이 진짜 나를 성장시키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독서라는 행위 차체에 대해 고민했고, 이는 '독서 사업'까지 파생되었다. 그날은 현재 연령대별로 어떤 독서 사업이 실행되고 있나, 몇 시간 동안 찾아봤던 기억이 있다. (나는 무언가를 떠올리면 실제로 현재 그 분야의 사업들에 대해 바로 서치를 해보는 편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혼자 생각하지 말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생각을 나눠야 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은 추상적이었던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단어로 만들어준다. '이 중 내가 뭘 더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시작해볼 수 있을까, 진짜 사업성이 있는 걸까.' 퇴근 후 남자 친구와의 산책길에선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내 아이디어와 추진력, 남자 친구의 사업적인 develop이  우리의 미래를 걱정이 아닌 설렘으로 바꿔준다. 물론 내가 맛탱이가 가진 않았는지 항상 점검한다(허헣). 적당한 맛탱이와 현실적인 사업구조가 정해지면 꼭 시작해보고 싶다. 


아직까지 확실하진 않지만, 지금 누군가 나에게 "하고 싶은 게 뭐야?"라고 물어본다면 어느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이런 일들을 해볼까 생각 중인데, 안전하게 하려면 돈과 마케팅 능력이 필요해. 그래서 둘 다 배우고 싶어!"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제가 팔로우하는, 그리고 저를 팔로우해주신 분들께 감사인사를 전한다.

@imzang_with_imza (Instagram)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