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가 박은정의 마흔입성기 도전 1. 브런치 작가 등록
초등학교 아니 저에게는 국민학교 시절, 재밌는 기억이 있습니다.
4학년쯤이었던가, 글짓기 경시대회가 있던 날이었어요. 주제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글의 시작 부분을 "어느날 이었습니다." 라고 시작하며 글을 썼어요. 뭔가 있어보이는 느낌도 들고 제가 생각해도 잘 쓴것 같은 도입부였습니다. 뿌듯했습니다. 그날 쓴 글도 왠지 잘 쓴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도 받지 않을까? 하는 잠깐의 기대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탈락, 그대신 제 짝꿍이 우리반 대표로 선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제 짝꿍의 글에 대한 평을 하면서 "00이는 도입부에 "어느날 이었습니다." 라고 시작했는데 이부분이 참신하다." 라고 하는거예요. 심장이 덜컥 내려 앉았습니다.
나도 그렇게 썼는데... 내가 먼저 그렇게 썼는데...
친구한테 너 내꺼 보고 썼니? 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래봤자 이득될 껀 없어보여서 그냥 그렇게 지나간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그렇게 글쓰기에 대한 흥미가 사라졌던것 같아요.
다시 글쓰기에 조금의 흥미가 생긴건 몇년전이었습니다.
계기는 아이러니 하게도 헤어짐을 고하는 마지막 연애편지 였습니다. 지금은 남편이 된 당시의 남자친구와 결혼을 망설이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에 힘들어서 헤어져야 겠다 생각했어요. 그간 몇 번 헤어졌다 만났다를 반복했었지만 그 때 만큼은 정말 마지막 메일을 썼습니다. 그리고 내용은 기억이 안나지만 제 나름대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진심으로 썼다 지웠다를 반복해서 썼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메일을 받은 남편이 결혼하자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저더러 글을 잘쓴다는거예요. 단 한명에게 받은 인정이지만 왜인지 그 말이 그렇게 좋을수가 없습니다.
사업한다고 치여서 글을 써봐야겠다 생각만했었지 진짜 글을 쓰는 노력을 하진 못했습니다. 매번 사업계획서쓰고 PPT 자료 만들고 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저는 너무 지쳤습니다. 제 감정이 어떤상황인지 모른체 기계적인 인간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마흔이 되었고 저는 제 인생을 리셋해보자 생각했어요. 마흔이 되면 멋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줄 알았는데 여전히 성장해야 하는 아이도 어른도 아닌 어중간한 사람이더라구요. 그래서 앞으로의 20년을 위해 그동안 내가 하지 않았던 일들을 해보자 하던게 글쓰기였고 첫번째 목표가 브런치 작가등록이었습니다.
성공했네요! 기분이 좋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제 이야기를 한번 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