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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Dec 11. 2023

욕망이 아니라 가치에 집중해야

행복한 인생 만들기


책상에 앉아서 글을 쓸 수만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허리가 아프고 발이 저리고 피가 거꾸로 쏠려 어지러웠습니다. 글을 쓸 수 있었던 덕분에 감옥 생활을 견딜 수 있었지만, 초라한 환경 때문에 책상과 의자를 간절히 바랐던 것이지요. 출소 후, 어린 아들이 쓰던 앉은뱅이 책상 위에 10년 된 노트북을 올려놓고 글을 썼습니다. 천국을 만난 것 같았습니다.


오래지 않아, 저는 속도가 느린 노트북에 불만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뭐 그렇게 빠른 속도로 타이핑하는 것도 아닌데, 오래된 노트북이 겨우 그 정도 속도조차 따라오질 못했던 것이지요. 유튜브 영상에서 근사한 노트북을 앞에 놓고 빠른 속도로 키보드를 두들기는 걸 볼 때면, 괜찮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는 욕구가 불끈 솟곤 했습니다. 


노트북까지 최신형으로 갖추고 나니까, 이번에는 주변기기들이 탐이 나더군요. 키보드, 독서대, 노트북 거치대, 각종 허브와 젠더. 게다가, 2020년부터는 온라인 강의를 시작해서 더 많은 장비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조명, 음향, 마이크, OBS, 모니터...... 제가 글을 쓰는 사람인지 컴퓨터 프로그래머인지 프로 게이머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덕분에 글을 더 잘 쓰게 되었는가? 손만 대면 물 흐르듯 척척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는가? 시스템 덕분에 신규 수강생이 몇 배로 늘었는가? 삶이 질이 훨씬 좋아졌는가? 더 행복한가? 더 풍요로운가? 더 만족스러운가? 더 기쁘고 감사한가?


아쉽게도, 저는 위 질문에 당당히 예스라고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욕망은, 그 욕망을 채우면 채울수록 동시에 또 다른 욕망을 낳게 되는 악마와도 같습니다.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사는 것은, 절대로 채울 수 없는 밑빠진 항아리에 물을 부으며 사는 것에 다르지 않습니다. 욕망은, 멈춰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입니다. 


10년 전, 5년 전과 비교해 보면, 우리는 분명 그때보다 훨씬 풍요롭고 편리한 물질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과거와 비교하면 잘 살게 된 것이 분명하지요. 그럼에도 사람들은 또 다른 뭔가를 '항상' 바라면서 살아갑니다. 이 정도면 되었다, 아무도 그리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 원하고, 더 가지려 하고, 더 높은 곳에 오르려 하고, 더 갈증을 느낍니다. 


욕망을 채우려 살아가는 것은 위험하다 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 걸까요? 네, 그렇습니다. 가치입니다. 우리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매 순간 보람과 만족과 감사와 희열과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첫째, 무엇을 가지고 싶은가가 아니라 무엇을 줄 것인가 생각해야 합니다. 타인에게 뭔가를 주는 기쁨은 어디에도 비할 수 없습니다. 귀하고 의미 있는 것일수록 나눌 때 행복이 배가 됩니다. 


둘째,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만약,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이 일순간에 사라진다면 어떨까요? 그 때 가서 후회해도 소용 없겠지요.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은, 사실은 더할 수 없는 축복인 것이지요. 


셋째, 욕망으로는 인생과 행복을 채울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합니다. 뭔가를 더 가진다고 해서 결코 삶이 나아지는 게 아니지요. 행복은 밖이 아니라 안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면 시장통에 앉아 글을 써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넷째, 자신의 경험과 지식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 가치, 그것을 실천해야 합니다. 어렵고 힘든 사람 많습니다. 당장 오늘 밤 잠자리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고, 매일 새벽에 일어나 얼음을 만져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야 하는 이도 적지 않고요.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우리는 얼마나 풍요롭고 행복합니까. 도울 수 있어야 진정한 삶을 맛볼 수 있습니다. 


다섯째, 물질적 가치가 아니라 공부하고 연습하는 지적 가치에 더 큰 의미를 두어야 합니다.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들, 그 와중에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안간힘을 쓰는 인간들 보면 한심하고 답답하지 않습니까. 적어도 우리는 그런 인생을 살아서는 안 되겠지요.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욕망을 억지로 잠재우기는 힘듭니다. 가치에 집중하면 욕망이 저절로 채워집니다. 만족스럽고 감사하고 행복한데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한 달에 천만 원만 벌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하는 사람 많은데요. 천만 원 버는 순간부터 이천 만원 삼천 만원 벌고 싶은 욕망이 마구 생길 겁니다. 서민들이 볼 때, 아쉬울 게 하나도 없을 것 같은 부자들이 계속 욕심을 부리고 심지어 횡령까지 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은 모두 이러한 끝없는 욕망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가진 것이 남루한 인생을 살면서도 무조건 바라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막연한 욕망은 인생을 망칠 수도 있으니, 자기만의 목표를 선명하게 세워 보자는 뜻이지요. 원하고 바라는 사람은 많은데, 왜 그렇게 되길 원하는가 물으면 확답을 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자기만의 목표가 아니라 남들 다 하니까 나도 하겠다는 식의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잘살기 위해서는 동기와 목적이 뚜렷해야 합니다. 뭔가 바라는 게 있으면 왜 그걸 바라는가 이유도 함께 있어야 하지요. 그냥 갖고 싶다! 이런 식의 욕망이야말로 끝이 허망한 인생을 만들게 됩니다. 이유 없이 즐기는 분야도 있겠지만,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추구하는 바도 분명해야 합니다. 그래야 휘둘리지 않는 인생을 살아갈 수가 있는 것이죠. 


"내 삶을 글에 담아 세상을 이롭게 하는 책을 펴 낸다."

이것이 제 삶의 가치입니다. 모든 선택과 판단과 결정은 이 가치를 기준으로 이루어집니다. 가치에 부합하면 저는 행복합니다. 가치에 어긋나면 다시 정신을 똑바로 차립니다. 심사숙고해서 결정한 가치 하나가 제 삶을 반듯하게 일으켜세운 것이지요.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습니다. 가치에 어긋나는 말과 행동도 많이 했습니다. 괜찮습니다. 비행기가 이륙하면 99% 항로를 이탈한다 하지요. 중요한 것은, 이탈하는 비행기를 계속 바로잡을 항로 자체의 존재입니다. 내가 가는 길이 분명하고, 목적지가 확실하면, 중도에 어긋나는 모든 실수와 실패도 언제든 바로잡을 수가 있습니다. 


욕망보다는 가치에 집중해야 합니다. 어떤 가치를 우선할 것인가 숙고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지금은 그야말로 '흔들리는 세상'입니다. 모든 분야가 혼란스럽고 복잡합니다. 속도도 엄청나게 빠릅니다. 자칫 중심 잡지 못하면 다른 사람 인생에 휘둘려 의미 없는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가치로서 중심을 잡아야 할 때입니다. 


더 많이 갖는 것은 행복과 상관 없습니다. 나의 가치에 부합하는 하루를 살아야만 진정 행복에 이를 수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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