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흔적을 남기다
지난 주에 교통사고 있었습니다. 저 아니고 어머니입니다. 정비소에 맡긴 차를 찾아가라는 연락을 받고, 잠시 자리를 비운 저를 기다리지 못하시고는 직접 가지러 갔다가 접촉사고를 냈습니다. 사고는 별 것 아니었는데, 3년 전 골반에 삽입한 지지대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가 싶어 입원했다가 오늘 퇴원했습니다. 큰 문제 없어서 다행입니다.
이번 일 겪으면서 사는 게 참 바람 잘 날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아버지와 어머니 번갈아 큰 수술 하고, 또 교대로 입원도 자주 했습니다. 간호하고 보살피는 일이야 자식 된 도리로 당연한 일이겠지만, 한 번씩 사고가 생길 때마다 심장이 쿵쿵 내려앉는 것은 여전히 불편한 감정입니다.
아무 일 없이 무사안일한 날들만 보낼 수는 없는 거겠지요. 제 인생 돌아봐도 파도가 많았고, 주변 사람들 얘기 들어 봐도 누구 하나 평온하기만 한 삶은 없습니다. 덕분에 깨달았습니다. 사는 건 그런 거라고. 늘 문제가 생기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배우기도 하는 거라고 말이죠.
8년 넘게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글쓰기/책쓰기 전문 강사인데, 사람들은 인생에 관한 질문도 많이 합니다. 제가 무슨 삶에 달관한 사람도 아니라서 그런 질문에 답변하기가 민망하고 애매합니다. 다양한 질문을 받으면서 한 가지 알게 된 점은, 많은 사람이 인생에 관한 해답을 찾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럴 땐 또 어찌해야 하는가. 사건은 어떻게 수습하고, 마음은 어떻게 추스려야 하는가. 글쎄요.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서 위와 같은 인생 질문에 똑 부러지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지난 토요일에 성남주 작가님 큰아들 결혼식 다녀왔습니다. 나중에 제 아들 결혼하게 되면, 저는 아마도 성남주 작가님에게 여러 조언을 구하게 될 것 같습니다. 성작가님도 이번에 큰일 치르면서 실수도 하고 낭패도 보았을 테지요. 덕분에 제가 뭘 물어 보면 아주 상세히 대답해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인생은 경험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답은 없습니다. 경험을 해 보면, 그제야 눈을 뜨게 되는 것이지요. 이별을 해 본 사람은 이별한 사람에게 해줄 말이 있습니다.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이 육아에 관해 할 말이 있는 겁니다. 감옥에 다녀온 덕분에 실패와 좌절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거지요.
경험 없는 사람의 말은 공허합니다. 경험 있는 사람의 말을 들으면 의지가 됩니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해 '미리'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그런 일은 없습니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또 매번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타인의 경험은 내게 소중합니다. 그들의 경험을 읽고 들으면서 내 인생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독서의 가치이자 배움의 중요성입니다. 읽지 않고 배우지 않는 사람은 자신만의 경험으로 살아내야 합니다. 어렵고 힘들겠지요. 타인의 삶을 간접 경험하면서 읽고 듣고 배운 사람은 자기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슬기롭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살아 보면 압니다. 경험해 보면 다 알 수 있습니다. 직접 경험을 해도 알 수 있고, 간접 경험을 해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인생의 목적은 모든 일에 완벽하게 대응하는 게 아닙니다. 온갖 경험을 다 해 보면서 하나씩 깨닫고 알게 되는 것이 인생이지요.
저는 사람들에게 글을 쓰고 책을 내라고 권합니다. 나의 인생 경험이 다른 사람에게는 지혜가 되고 재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초보 작가 중에는, 자기 인생이 보잘 것 없다고 말하는 사람 종종 있는데요. 가치 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전과자 파산자인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살아온 이야기! 그 자체만으로 훌륭한 메시지입니다. 많은 이들이 그럴 듯한 글을 쓰려고 합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작품'을 쓰는 게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요. 사랑도 했고 이별도 했고 여행도 가 봤고 부모님과 다투기도 했을 겁니다. 그게 전부 이야기입니다. 소재도 되고 주제도 되고 스토리텔링도 되는 겁니다.
지금껏 살아왔는데, 살아냈는데, 내 인생 이야기를 남기지 않고 떠나면 얼마나 아쉽겠습니까. 인생 최고의 가치는 타인을 돕는 데 있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 다른 사람 삶에 도움을 주세요. 세상은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