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하고 도망치는 습성에서 벗어나기
글쓰기 힘들지요? 네, 저도 그렇습니다. 10년 넘게 매일 쓰고 있지만, 지금도 백지를 마주할 때면 막막하고 답답하고 머리가 아픕니다. 여러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직업이 작가이고 강사이다 보니 쓰기 힘들고 어려워도 쓸 수밖에 없거든요. 쓰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건 어쩌면 행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감옥에서 맨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몇 줄 쓰다가 접고 또 몇 줄 쓰다가 덮어버리곤 했습니다. 가끔씩 노트를 찢어버리기도 했고, 아예 글쓰기를 포기해야겠다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잠에서 깨어 새로운 하루를 만나면, 어떻게든 글을 쓰지 않고 회피하고 도망다니려고 온갖 핑계와 변명을 대곤 했었지요. 머리가 아프다, 걱정거리다 있다, 다른 해야 할 일이 많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 책을 먼저 읽고 내공부터 좀 쌓아야겠다 등등.
열심히 회피하고 도망다녔지만, 쓰지 않을 방법은 없었습니다. 다른 직업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글 쓰는 것 말고 달리 살아갈 방법도 없었거든요. 어떻게든 미루고 피하려 했지만 결국은 다시 종이 앞에 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지못해 썼고 어쩔 수 없어서 썼고 쓰기 싫은 걸 억지로 썼지만, 그럼에도 저는 결국 작가가 되었으며 책도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어렵고 힘든 건 매한가지입니다만, 그래도 예전처럼 회피하거나 도망다니진 않습니다. 이제는 잘 알고 있습니다. 마주해야만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요.
글쓰기뿐만 아닙니다. 인생 모든 일이 마찬가지입니다. 사업 실패 후 순식간에 인생 무너졌을 때, 저는 제 현실을 마주하는 것이 너무나 두려웠습니다. 전과자라니! 파산자라니! 그런 건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모습이었죠. 설마하니 제가 그렇게 박살이 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실패를 인정하고 현실을 마주하여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어야 합니다. 저는 회피하고 도망다니기만 했었지요. 제 삶은 점점 시궁창으로 빠졌습니다.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 결국은 감옥에 가게 되었고 파산했으며 알코올 중독이라는 거지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두려웠을까요? 현실을 당당하게 마주했더라도 지난 과거보다 더한 상황에 빠지진 않았을 텐데 말이죠. 아니, 분명 훨씬 나았을 겁니다. 상황이 모두 완벽하게 해결 되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문제 앞에 의연하게 맞섰더라면 적어도 그렇게까지 무너지지는 않았을 게 틀림없습니다.
살다 보면 힘들고 어려운 순간 만나게 됩니다. 졸렬하고 비겁하고 멍청한 사람들은 무조건 도망부터 칩니다. 책임을 전가하고 세상과 타인의 탓으로 돌리고 자신은 안전하기만을 바라지요. 용기도 없고 책임감도 없고 당당하지도 못합니다. 그런 사람들의 인생은 결코 잘될 리 없습니다.
반면,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 만나도 당당하게 마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엄청난 힘을 가졌거나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처럼 평범하지요. 하지만, 그들은 특별한 능력을 가졌습니다. '태도'입니다. 삶을 대하는 태도지요. 자신과 자신의 인생을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입니다.
회피하거나 도망가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고, 그렇게 피하기만 하다가는 자신의 삶을 모조리 망치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아는 겁니다. 현실을 당당히 마주하고,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기 손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고, 도저히 통제 불가능한 부분은 과감하게 내려놓고 책임집니다. 이러한 이유로, 그들의 삶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뿜는 것이지요.
글 쓰기가 쉽고 만만해서 작가 된 사람 한 명도 없습니다. 다들 어렵고 힘듭니다. 바빠서 시간 낼 수가 없고, 육아와 집안일 때문에 지치고 피곤하며, 돈 걱정 놓을 새가 없습니다. 다들 그렇게 마땅찮은 상황 속에서 기어이 한 줄 쓰는 거지요.
어떤 일에 도전할 때, 어렵고 힘들고 하기 싫다 싶을수록 정면으로 마주해야 합니다.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펼치고 하얀 종이를 마주한 채 키보드를 두들겨야 합니다. 그것 말고 달리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운동하기 싫어도 일단 클럽에 가서 옷 갈아입고 덤벨을 들어야 하고요. 일어나기 싫어도 일단 일어나 욕실로 가서 찬물을 뒤집어써야 합니다. 가계부 정리하기 귀찮아도 일단 펼쳐 써야 하고, 공부하기 싫어도 일단 책상 앞에 앉아 책을 읽어야 합니다. 마주해야 합니다. 당당하게 마주하고, 반드시 이겨내겠다 다짐하는 것이죠. 요리조리 살살 피해다니면서 핑계와 변명 대는 것. 지겹고 덧정없습니다.
마주해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인생을 마주해야 하고, 사람을 마주해야 하고, 일을 마주해야 합니다. 허리부터 목까지 쭈욱 펼쳐 세우고, "이것이 나다!" 세상에 호통쳐야 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