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에서 비결 찾지 마라

아무한테나 상담하는 습관

Apr 21. 2025

사업 망했을 때, 매일 술만 퍼마셨습니다. 친구, 지인, 선배, 후배 등 가리지 않고 불러내 술자리를 가졌지요. 그런 자리에서 저는 늘 제 앞에 앉은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이렇게 힘들 때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돌이켜보면, 참으로 바보 같은 짓이었습니다. 인생 문제나 고민을 상담하고 해결책을 구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혹은 저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해결한 사람을 찾아 조언을 부탁하는 것이 마땅하지요. 제 문제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해결책을 전해줄 수 없는 이들에게 매달려 하소연만 했던 셈입니다.

술자리뿐만 아닙니다. 무슨 문제나 고민 있을 때, 자신과 친분 있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누군가에게 상담하는 경우 자주 보는데요. 친분과 호감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 되지 않습니다. 참고 정도는 할 수 있겠지요. 진정으로 자신의 인생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경험과 학식과 컨설팅 측면에서 전문가라 할 만한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첫째, 단연코 책입니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쌓여 있는 책 속에는 우리가 끙끙 앓고 있는 고민과 문제의 답이 수북하게 담겨 있습니다. 삶이 무너진 후 감옥에 가서야 책을 펼쳤는데요. 그때 얼마나 울었는지 말도 못합니다. 왜 진작에 책을 보지 않았을까. 후회 막심했지요.

둘째, 전문 강사나 코치를 찾아야 합니다. 이것 저것 닥치는 대로 강의하는 사람 말고요. 한 가지 분야에 오랜 시간 깊이 있는 강의나 코칭을 지속하는 사람 찾아서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요즘은 강사 시대라 할 만큼 무대에 오르는 사람 많습니다. 저도 강사입니다만, 솔직히 겉만 번지르르한 사람도 적지 않거든요. 깊이 있는 공부를 하는 사람 찾는 것이 관건입니다.

셋째,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내 문제'라고 여겨 줄 만한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남의 일 가볍게 여기는 사람 많거든요. 진지하게 상담해 주는 척하지만, 가만히 듣다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공자님 말씀만 늘어놓는 경우 허다합니다. '내 문제'라 여기고 다양한 측면에서 경우의 수를 헤아려 주는 그런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제 주변에는 그런 사람 없어요!"

아닙니다. 분명히 있습니다. 아직 적극적으로 찾으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은 탓입니다. 가짜가 판을 치고 있어서 찾기 힘들 뿐입니다. 세상에는 고수도 많습니다.

끌어당김의 법칙 들어 보았지요? 자신의 문제와 고민을 해결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먼저이고요. 반드시 해결하고 말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도 가져야 합니다. 책, 강사, 코치, 전문가, 공부하는 사람들, 내 문제라 여겨주는 상담가.... 간절한 마음과 의지를 놓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곁에 '그'가 나타날 겁니다.

제발 부탁인데, 술자리에서 인생 상담하지 마세요. 다음 날 기억도 나지 않을 상담을 왜 합니까. 또한, 개인적인 친분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라 하여 문제나 고민을 마구 상담하는 것도 고쳐야 할 태도입니다. 깊이가 없는 사람은 남의 문제나 고민에 대해 그리 진지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덧붙이자면, 혹시 누군가 문제 또는 고민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면, 나 자신도 그에게 진지하게 다가가는 습성 길러야 합니다. 내가 상담해 줄 수 있는 분야라면 정성 다해 조언을 건네야 하고, 그렇지 못하다면 다른 전문가를 소개해 주는 배려 갖춰야 합니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누구나 문제와 고민 안고 살아갑니다. 내가 힘들 때 누군가의 조언이 큰 힘이 되듯이, 다른 사람 힘들 때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마음 간직해야 합니다. 그래야 살 맛 나는 세상 만들 수 있습니다.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은, 남의 문제나 고민을 들을 때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반응을 보여서는 안 됩니다. 저도 예전에는 "참 별 걸로 다 고민하고 앉았네"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성향이 다르지요. 내게는 별 것도 아닌 문제이지만, 상대에게는 인생 진지한 고민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