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든 생길 수 있다

앞을 보며 살아야지

by 글장이


수요일. 오전과 야간 2회에 걸쳐 "책쓰기 정규수업" 진행하는 날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후, 2020년 3월부터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고요. 이후로 지금까지 5년 넘게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정규 강의와 목요일 문장수업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쉬고 싶을 때 있고, 건너뛰고 싶을 때 많습니다. 여행도 가고 싶고, 취미생활에 푹 빠지고 싶기도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여유롭게 시간 보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저를 믿고 기다리는 수강생들 생각하면, 제 기분 따라 강의를 취소하거나 연기할 수 없지요. 수술 당일 어쩔 수 없이 문장수업 두 번 빠졌습니다. 그 외에는 약속 어긴 적 없습니다.


오전 10시.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강의 시작했습니다. 1부 한 시간 아무 문제 없이 잘 마쳤습니다. 5분 쉬었다가 2부 시작했는데요. 20여분 진행하다 갑자기 모니터 전원이 꺼졌습니다. 사전 예비 징조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냥 퍽 하고 나간 거지요. 잠시 양해 구하고 수습을 시도했으나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오픈채팅방에 사과 말씀과 사정을 안내하고 오전 강의 그대로 종료했습니다.


준비 많이 합니다. 두 시간 강의 위해서 스무 시간 가까이 연구하고 자료 찾고 파워포인트 제작합니다. 매달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강의마다 새롭게, 평균 1,200장 분량 강의 내용 새롭게 제작합니다.


그래서 저는, 강의에 자신 있고 자부심도 느낍니다. 그 누구도 저 만큼 강의에 혼을 담을 순 없다고까지 생각합니다. 적어도 제 생각에는 말이죠. 이런 제가, 강의 시간에 시스템 결함으로 중간에 멈춰야 한다는 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입니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컴퓨터를 발로 찰 수도 없고, 이미 시간은 지났고, 수강생들은 강의를 듣다 말았고, 저는 준비한 내용 절반을 전하지 못하게 된 것이죠. 이후 30분 동안 이런 저런 조치를 취해 보았지만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다른 모니터로 교체한 후에야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사태는 수습했으나, 수강생들에게 강의를 제대로 해드리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미안함은 여전합니다. 점심도 거른 채 자책했고, 대상도 없는 원망만 계속했지요.


마음 평정을 위해 꼭 필요한 생각이 있습니다. 그것은, '나에게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라는 겁니다. 예전에 사업 실패했을 때도 저는 계속해서 '왜 하필이면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고만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인생은 전혀 다른 차원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되는가!'


저뿐만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무슨 일이든 다 일어날 수 있는 거지요. 나이, 성별, 직업, 지위, 재산, 환경, 조건, 상황, 학벌 등 그 무엇도 예외의 조건이 될 수 없습니다.


동네 개 한 마리가 있습니다. 아무에게나 마구 덤벼들고 짖어댑니다. 착한 아이 지나가도 짖고, 어르신 지나가도 짖고, 회사원 지나가도 짖고, 사업가 지나가도 짖고, 작가 지나가도 짖고, 건강한 사람 지나가도 짖습니다. 서울대생 지나가도 짖고, 대통령 지나가도 짖고, 심청이 지나가도 짖습니다. 그 개는 그냥 짖는 겁니다. 세상 일은 아무에게나 그냥 일어나는 거지요.


왜 하필이면 강의중에 모니터가 고장났는가. 이런 생각은 할 필요도 없고 할 가치도 없습니다. 강의중에 고장날 수 있고, 내 모니터 고장날 수 있고, 내 강의 망칠 수도 있습니다. 재수 없는 일도 아니고, 그건 그냥 나에게 일어난 일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후에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수습하며 앞으로 같은 사태 방지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죠. 이미 일어난 일을 돌이켜 한숨 짓고 원망하고 화 내는 것은 불필요하며 아무런 도움 되지 않습니다.


사람 눈이 앞에, 그리고 위에 달린 것은, 앞을 보고 위를 보란 뜻입니다. 뒤를 돌아보며 사는 게 마땅했더라면, 눈이 뒤에 달렸겠지요. 그러니, 자꾸 뒤를 보며 불평하지 말고, 앞을 보며 대안을 마련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살아가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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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생들에게 미안합니다. 어쨌거나 제 쪽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수업을 정상적으로 끝까지 듣지 못했으니 제 책임이 분명합니다. 오늘 밤에 같은 수업 진행합니다. 꼭 다시 오셔서 2부 수업 듣길 바랍니다. 아쉬운 마음 들지 않도록 더 열심히 강의하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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