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적이 없는 말을 자꾸만 했다고 우긴다

그저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이 최선입니다

by 글장이


추석에 가족 사진을 찍자, 라는 말을 제가 했다고 합니다.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하자, 어머니는 분명히 들었다면서 저한테 잘 기억해 보라 하십니다. 기억할 것도 없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누나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습니다. 그런 제가 가족 사진을 찍자는 말을 꺼냈을 리 없습니다.


어머니 연세도 있고, 괜히 제가 어머니 마음 다칠 만한 말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대충 그냥 넘기려고 했는데요. 식사할 때마다 어머니가 그 얘기를 꺼내시는 겁니다. 분명히 제가 가족 사진을 찍자고 했다네요. 미쳐버리겠습니다.


만약 제가 가족 사진을 찍자고 했다면, 이제 와서 굳이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잡아뗄 이유 뭐가 있겠습니까. 찍으면 그만인 일을요. 혹시나 제가 착각했나 싶어 일기장까지 뒤져 봤습니다.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아직도 가족에 대한 감정이 풀리지 않은 상황이고, 앞으로도 이 감정이 풀릴 일 없을 것 같은데, 가족 사진이 웬말입니까.


추석 연휴 때 누나네 가족이 다 내려오기로 했다네요. 어머니와 누나가 얘길 맞춰서 온가족 함께 사진을 찍는 걸로 자기들끼리 이미 약속 다 했나 봅니다. 제가 먼저 얘길 꺼냈으니 자기들은 그냥 몸만 오면 된다, 뭐 그런 식으로 대화를 나눴나 봅니다.


저만 이런 경우 겪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가족이든 타인이든, 과거에 어떤 말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가지고 심하게 싸우는 일 허다하지요. 하나하나 다 녹음을 해두는 것도 아니고, 과거에 있었던 일이니까 증명할 방법도 없습니다.


어쩌다 두세 명이 동시에 "니가 그랬잖아!" 해버리면, 억울하고 분해도 어쩔 도리가 없는 겁니다. 여러 명이 기억한다 해도, 그 여러 명의 기억이 옳다고 장담할 수 없는 일입니다. 백 년을 다퉈도 이미 지난 일이니 누가 맞는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저 허허 하고 웃는 겁니다. 나는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지만, 다른 사람은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확신할 때, 달리 무슨 방법이 있겠습니까. 그들이 그냥 그런 생각을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만이 최선의 선택입니다.


억울하고 분할 것도 없습니다. 나는 아닌 게 확실하니까요. 그들이 나를 몰아붙이든 어쩌든, 그것은 그저 그들의 태도일 뿐입니다. 가만히 내버려두면 됩니다. 더 이상 왈가왈부 다퉈 봐야 감정만 더 상할 뿐입니다. 그냥 내버려둡니다. 그게 최선입니다.


대신,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있습니다. 앞으로는 해당 되는 사람과 대화할 때, 말을 최대한 아껴야 한다는 사실이죠. 남의 말을 쉽게 판단하거나 오해하는 습성을 가진 이들 앞에서는 입을 다무는 게 상책입니다.


사업 실패하고 돈 문제에 얽혔을 때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제가 하지도 않은 얘기를 했다는 오해와 누명을 뒤집어 쓴 적 많았습니다. 채무를 지고 있으니 함부로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었죠. 참 답답하고 억울하고 화가 많이 났습니다.


이후로, [자이언트 북 컨설팅] 운영하면서도 비슷한 일 종종 겪었습니다. "후기를 쓰면 자료를 준다"라고 했는데, "그냥 다 자료 준다 했잖아요!"라고 따집니다. "문장수업은 수강생들 위해 마련한 서비스 과정이다"라고 백 번도 더 말했지만, "문장수업을 조건으로 입과했다"라고 우기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우기고, 제가 한 말에 살을 붙여 과장하거나 오해하고, 있지도 않은 일을 어디선가 들었다며 뒤에서 험담하고. 이런 일 비일비재합니다. 그럴 때마다 당사자는 속상하고 억울하고 분통이 터집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들'은 애초에 말이 통하지 않는 족속들입니다. 나를 공격하고, 나를 까내리고, 나를 비난하고, 나를 비하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내가 무슨 말을 해도 해명이 되질 못하는 것이죠.


그러니, 어떤 상황에서도 '그들'을 가만히 내버려두는 게 최선의 방법입니다. 무시하면 됩니다. '그들' 말고도 해야 할 일이 천지입니다. 나를 위하고, 내 인생을 위하고, 내가 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그들' 때문에 내 할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입니다.


처음에는 무시하려고 해도 계속 마음이 쓰일 겁니다.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감정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법이지요. 그래도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나를 위하고 아껴주는 사람들 생각하면서 마음을 딴 곳으로 돌려야 합니다. 이것이 나 자신을 위한 최선의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추석 연휴에 가족 사진 찍을 마땅한 사진관이 없네요. 다 문을 닫습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어머니와 누나한테 이번 추석 연휴에 사진 찍는 건 무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냥 와서 오랜만에 얼굴 보고 얘기나 좀 하자고 했지요.


어머니는 딱히 다른 말씀은 하지 않으셨지만, 표정을 보니 불편한 기색 역력합니다. 가족 사진을 찍지 못하게 된 것도 불만이고, 제가 끝까지 그 말을 했다는 걸 인정하지 않으니 그것도 답답하신 모양입니다.


사진관은 다시 또 알아보겠지만,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자백할 수는 없습니다. 어머니 답답하신 만큼 제 속도 불편합니다. 그냥 내버려둡니다. 어떤 말도 하지 않습니다. 어떤 노력을 하면 할수록 상황은 더 악화되기 마련입니다. 가만히, 그냥 가만히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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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억울하고 분한 일 겪을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든 진실을 밝혀 나의 답답한 심정을 풀어야만 속이 시원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지요. 제 경험상, 그럴 때마다 속 시원히 해결 된 적 거의 없었습니다. 시간에 맡기고, 그저 나의 일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고 지혜로운 태도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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