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사람에게 최고의 무기는, "기록"
어느 순간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 하나를 가지고 책 한 권을 후딱 써버리는 그런 작가도 있을 겁니다. 길을 걷다 머릿속을 휙 스쳐가는 영감 하나로 빅 히트 노래를 작사 작곡하는 음악가도 있을 테지요. 꿈에서 어렴풋이 본 장면을 선명한 색채로 그려 한 점의 멋진 그림을 완성하는 화가도 있을 테고요.
그런 사람들을 '천재'라고 부릅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온 인류 중에 불과 몇 명 되지도 않는 그런 '천재'들을 공경하며 흉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천재가 아닙니다.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순간 훅 떠오르거나 스쳐 지나는 영감을 기다려서도 안 되고, 또 그런 영감으로 작업하려는 마음도 애시당초 없애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같은 일반 사람들은 어떻게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들고 그림을 그려야 하는 걸까요? 네, 맞습니다. 그 '영감'을 평소 꾸준히 메모하고 기록해야 하는 것이죠.
초보작가 중에는, "오늘은 또 뭘 써야 하나" 고민하고 궁리하는 이가 많은데요. 기분 좋은 궁리가 아니라, 아주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통에 가까운 고민을 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수첩을 열어봐야 합니다. 메모장을 들춰봐야 합니다. 머리를 쥐어뜯을 게 아니라, 이전에 메모하고 기록한 것들을 살피면서 글감을 '선택'하는 것이죠. 머리로 영감을 떠올리는 건 천재들이나 하는 행위이고요. 우리는 손끝으로 적어놓은 것들을 보면서 '기억'해내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어제 점심 먹으면서 동료가 했던 한 마디에 내 기분이 상했다는 메모를 보면서, 사람의 말이란 게 때와 장소와 분위기에 따라 다르게 전달될 수 있단 사실을 적어 보는 겁니다. 평소 글감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둔 나의 경험과 느낌과 감정들을 들춰보면서, 오늘 쓸거리를 '선택'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27명 예비 작가님들과 "온라인 책쓰기 수업 196기, 3주차" 함께 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다 말하는 초보작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쓰지 않는 동안 아무것도 저장해놓지 않은 탓"입니다.
아무리 처음 하는 일이라도 그 일을 할 수 있는 도구와 재료들을 충분히 갖추게 되면,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작가에게 그 도구와 재료는 단연코 글감입니다.
그렇다면, 평소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순간을 잘 기록해두어야 하겠지요. 단순히 보고 듣고 경험한 일들을 나열만 해서는 곤란합니다. 사람은 "경험+감정"으로 그 순간을 기억해냅니다. 따라서, 어떤 일을 적을 때는 반드시 객관적 팩트와 주관적 감정을 함께 기록해두어야겠지요.
저는 매일 일기를 쓰고, 메모를 하며, 독서노트에 문장을 옮기고 내 생각을 적어둡니다. 매일 블로그 포스팅을 발행합니다. 덕분에 저는 10년 동안 1만 편 넘는 글을 썼고, 11권의 책을 출간하고, 650명 작가를 배출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성과 유무는 오직 '기록'으로 결정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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