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앞에서 망설이지 않고 글 쓰는 법
글 쓰기로 마음먹고 책상 앞에 앉았을 때, 우리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빈 화면의 깜빡이는 커서도, 부족한 문장력도 아닙니다. 바로 ‘무엇을 쓸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 앞에서 길을 잃는 것이지요.
650명 작가를 배출하며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고민 역시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백이었습니다. 글쓰기는 마치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과 같아서, 명확한 목적지인 ‘주제’가 정해지지 않으면 배는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흔들리기만 합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글 주제를 정하는 것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영감을 기다리는 신비로운 작업이 아니라, 내 삶의 파편들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연결하는 실용적인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는 초보 작가 및 예비 작가들의 막막함을 해결해 줄, "주제를 빠르게 정하는 세 가지 방법"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고 나면, 더 이상 하얀 화면 앞에서 한숨짓지 않고 곧바로 자판을 두드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우선 우리가 주제를 정하지 못하고 헤매는 가장 큰 이유는 ‘특별한 무언가’를 써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많은 예비 작가가 남들이 깜짝 놀랄 만한 철학적 메시지나 대단한 성공 신화를 써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은 대개 아주 사소하고 일상적인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주제 빠르게 정하는 첫 번째 방법은 ‘오늘 내가 많이 한 말과 감정을 추적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하루를 한 번 되돌아봅니다. 직장 동료와 커피를 마시며 나눈 불평, 아이를 키우며 느꼈던 찰나의 기쁨, 혹은 유튜브 영상을 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던 사소한 감탄사가 모두 글의 훌륭한 씨앗이 됩니다.
주제는 멀리 있지 않고 '나의 입술 끝'에 매달려 있습니다. 오늘 누군가에게 "요즘 정말 힘들다"라고 말했다면, 그 ‘힘듦’의 정체가 무엇인지 파헤치는 것이 바로 오늘의 주제가 되는 거지요. "왜 나는 오늘 유독 피곤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이유를 세 가지만 적어 내려가도 훌륭한 한 편의 글이 완성됩니다.
일상은 글쓰기의 거대한 광산이고, 우리 감정은 그 광산에서 보석을 캐내는 탐지기와 같습니다. 거창한 논리보다는 지금 당장 내 마음을 스치고 지나간 그 감정의 실체를 붙잡아 보는 겁니다. 그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살아있는 주제가 됩니다.
두 번째로 주제를 빠르게 결정하는 강력한 기술은 ‘타인의 결핍과 갈증에 대한 응답’입니다. 글쓰기는 결국 소통이며,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해 존재합니다.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인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쓰는 순간 주제 선정의 속도는 비약적으로 빨라집니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게 자주 묻는 질문이 있을 겁니다.
"어떻게 그렇게 시간을 알뜰하게 쓰세요?",
"어떻게 하면 요리를 그렇게 맛있게 할 수 있죠?",
"우울할 때 마음을 다스리는 법이 있나요?" 등
아주 사소한 질문들이라도 좋습니다. 타인이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결핍이 있고, 나에게는 그 결핍을 채워줄 ‘답’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 답이 바로 글의 주제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정답일 필요는 없습니다. 오직 자기만의 경험이 녹아있는 ‘나만의 방식’이면 충분합니다. 타인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 내려가면, 주제를 고르는 고민은 사라지고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설명해 줄까 하는 즐거운 고민만 남게 됩니다.
내가 가진 지식이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전과자, 파산자였던 저도 작가와 강연가가 된 것이지요. 독자의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순간, 더 이상 소재의 빈곤에 시달리지 않는 풍요로운 작가가 될 겁니다.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제가 [자이언트 북 컨설팅]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바로 ‘나의 과거와 현재의 간극을 들여다보기'입니다. 1년 전의 나, 혹은 5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분명히 다릅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지금은 깨달은 것들, 예전에는 두려웠는데 지금은 아무렇지 않은 것들, 그 변화의 틈새에 수천 개의 주제가 숨어 있습니다.
과거의 나처럼 방황하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먼저 길을 걸어간 선배’로서 편지를 쓴다고 생각해 보는 거지요. "과거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는 주제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100일 넘게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성장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기에, 누군가의 성장 기록은 그 자체로 거대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대단한 성공을 이루었을 때만 글을 쓰는 것이 아니지요. 어제보다 오늘 조금 나아진 점, 혹은 어제의 실수를 통해 배운 오늘의 교훈을 적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빛나는 주제가 됩니다.
나의 실패담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나의 작은 도전이 누군가에게는 용기가 됩니다. 내 삶의 궤적을 찬찬히 훑으며 그 안에서 일어난 변화의 변곡점을 찾아봅니다. 그 지점이 바로 독자들이 나의 글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핵심 테마가 될 테지요.
이 세 가지 방법,
즉 ‘나의 일상적 감정 추적’,
‘타인의 질문에 대한 응답’,
그리고 ‘나의 성장 궤적 기록’을
머릿속에 담아두면 주제 정하기는 더 이상 고통스러운 노동이 아닙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오늘은 어떤 보석 같은 주제를 발견할까 기대하게 되는 설레는 탐험이 됩니다.
글쓰기의 문턱은 생각하는 것보다 낮습니다. 단지 우리가 스스로 문턱을 높게 쌓아 올리고 있었을 뿐이지요. 이제 그 문턱을 허물고, 지금 당장 자신의 곁에 있는 평범하고 사소한 것들에 이름을 붙여봅시다.
작가는 특별한 것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보는 사람입니다. 오늘 느낀 그 작은 감정 하나가, 누군가에게 건넨 그 따뜻한 조언 한마디가, 그리고 과거를 딛고 일어선 그 작은 발걸음이 위대한 책의 한 페이지가 될 준비인 셈이지요.
망설이지 말고 지금 바로 그 주제를 붙잡아야 합니다. 자기 내면에 잠자고 있는 거인 작가를 깨우는 것은, 아주 작은 주제 하나를 확신을 가지고 적어 내려가는 첫걸음에서 시작됩니다. 나의 글이 이미 충분히 가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이 필요합니다.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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