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적용하고, 달라진다
책을 덮자마자 내용이 가물가물하거나, 며칠 뒤면 제목조차 가물가물해지는 경험 한 번쯤 해 봤을 겁니다. 머리 나쁘다고 자책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그것은 기억력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뇌가 가진 자연스러운 본능인 '망각' 때문입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을 정면으로 돌파하여, 읽은 내용을 장기 기억으로 박제하는 '복습 독서'의 정수를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한 번 읽고 내용 싹 다 기억한다는 건 천재들에게나 해당되는 말입니다.
아주 적은 시간을 활용해 읽은 내용 중 핵심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요령이 있습니다. 책 한 권 읽었다 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달달 외울 필요는 없겠지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핵심 내용을 기억해 일상 생활에 적용하는 겁니다.
독일의 심리학자 에빙하우스에 따르면, 인간은 학습 후 20분만 지나도 내용의 42%를 잊어버리고, 한 달 뒤에는 겨우 21%만 기억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공들여 읽은 책의 80%가 허공으로 날아가는 셈이죠.
실망할 필요 없습니다. 망각이 일어나기 직전에 적절한 '자극'을 주면, 기억률은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뇌를 속여 지식을 영구 저장하는 복습 독서의 3단계 골든타임을 알아봅니다.
첫째, 책을 덮기 직전의 '1분 요약', 즉 초단기 복습을 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복습은 책을 읽은 직후에 일어납니다. 한 챕터나 오늘 정한 분량을 다 읽었다면, 바로 책을 덮고 눈을 감습니다. 그리고 방금 읽은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 3가지만 떠올려 봅니다. 이 짧은 '인출' 과정은 뇌에게 "이 정보는 방금 썼으니까 중요한 거야!"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냅니다. 20분 뒤에 찾아올 대규모 망각을 막는 일차 방어선이 되는 거지요.
둘째, 다음 날 읽기 전 '5분 훑어보기', 즉 단기 복습을 해야 합니다. 새로운 진도를 나가고 싶은 유혹을 뿌리칠 필요가 있지요. 어제 읽었던 부분의 목차, 밑줄 친 문장, 여백의 메모만 빠르게 다시 훑어보는 겁니다. 딱 5분이면 충분합니다. 어제 만든 기억의 연결 고리를 다시 단단하게 조이는 작업인데요. 이 과정을 거치면 오늘 읽을 내용이 어제의 지식 위에 자연스럽게 쌓이는 '적층 효과'가 발생합니다.
셋째, 일주일 뒤의 '키워드 인덱싱', 즉 장기 복습을 해야 합니다. 책 한 권을 다 읽었다면, 일주일 뒤에 그 책을 다시 꺼내는 겁니다. 본문을 읽지 말고, 포스트잇을 붙였거나 독서 노트에 정리한 핵심 내용만 다시 봅니다. 그리고 그 지식이 내 삶에 어떻게 쓰일 수 있을지 딱 한 문장만 덧붙여 봅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망각곡선이 바닥을 치는 시점입니다. 이때의 자극은 지식을 '단기 기억' 저장소에서 '장기 기억' 저장소로 완전히 이동시킵니다.
복습 독서를 돕는 최고의 도구는 '밑줄'과 '포스트잇'입니다. 복습을 효율적으로 하려면 읽을 때 흔적을 남겨야 합니다. 복습할 때 책 전체를 다시 읽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나중에 다시 볼 때 '이것만 봐도 전체 내용이 떠오를 문장'에만 밑줄을 쳐야 합니다. 복습의 목적은 '재독'이 아니라 '상기'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제 읽었던 책(혹은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을 지금 바로 꺼내고요. 딱 3분 동안 어제 읽은 부분의 밑줄과 목차만 다시 읽습니다. 책을 덮고, 그 내용 중 지금 당장 누군가에게 말해줄 수 있는 핵심 문장 하나를 소리 내어 말해봅니다. 이 과정을 마친 뒤 오늘 읽을 분량으로 넘어가면 됩니다.
독서는 '얼마나 많이 읽느냐'보다 '얼마나 내 것으로 만드느냐'의 싸움입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지 말아야 합니다. 복습 독서법은 그 독의 구멍을 막는 가장 확실한 마개입니다.
오늘부터는 진도를 나가는 속도를 조금 늦추더라도, 어제의 나를 다시 만나는 복습의 시간을 꼭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뇌 속에 차곡차곡 쌓인 지식들이 어느 순간 거대한 지혜의 산을 이루게 될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요약 독서법 <기본&심화 과정> : 2/7(토) 오후 1시~5시
신청서 : https://blog.naver.com/ydwriting/224151652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