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페르소나 결정하는 세 가지 방법

타깃이 명확할수록 글은 날카로워진다

by 글장이


내 글이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은 초보 작가가 범하는 가장 달콤하고도 위험한 착각입니다. 모두를 겨냥한 화살은 아무도 맞히지 못합니다. 단 한 사람을 향한 화살이 수천 명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것이죠.


열심히 글을 썼는데 조회수가 낮거나, 독자 반응이 미지근할 때가 있습니다. 문장도 괜찮고 내용도 유익한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런 글 대부분은 '수신인 불명'의 편지와 같습니다.


페르소나 설정이 없는 글은 한계에 부딪힙니다. 타깃이 넓다 보니 누구나 아는 뻔한 이야기, 즉 '공자 왈 맹자 왈' 식의 도덕책 같은 글이 됩니다. 20대 사회초년생에게 하는 말인지, 50대 은퇴 예정자에게 하는 말인지 불분명하여 독자에게 이질감을 줍니다. 독자가 자신의 이야기라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공감도 공유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대중 모두를 상대로 글을 쓰겠다는 마음은 결국 그 누구와도 깊은 대화를 나누지 않겠다는 선언과 다름없습니다.


특정 독자를 정하는 것이 잘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독자 층을 좁히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세 가지 심리적 기제에 있습니다.


첫째, 기회 손실에 대한 공포 때문입니다. 독자를 한정하면 다른 사람들이 내 글을 읽지 않을까 봐 걱정합니다. 하지만 글은 대상을 좁힐수록 깊어지고, 그 깊이에 감동한 사람들에 의해 더 넓게 확산됩니다.


둘째, 독자에 대한 이해 부족입니다. 내가 쓰고 싶은 주제에만 매몰되어, 정작 그 주제를 소비할 사람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 관찰하지 않습니다.


셋째, 편의주의적 집필입니다. 특정 대상을 정하면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니즈를 분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다들 좋아하겠지 하며 뭉뚱그려 생각하는 겁니다.


글의 날을 퍼렇게 세워줄 '단 한 명의 독자'를 정의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정리해 봅니다.


첫째, 가상의 인물을 이름과 직업까지 구체화해야 합니다. 디테일의 힘을 살려야 합니다. 단순히 '30대 직장인'이라고 하지 말고 훨씬 더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판교 IT 기업에서 3년 차 대리로 근무하는 31세 김철수 씨. 최근 잦은 야근으로 건강이 나빠져 운동을 시작하고 싶지만, 퇴근하면 침대에 눕기 바쁜 사람."


이렇게 인물을 구체화하면, 그가 어떤 단어에 반응하고 어떤 상황에 위로받을지 눈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우리는 이제 전 국민이 아니라 '김철수 대리'에게 편지를 쓰는 겁니다.


둘째, 그 독자의 '가장 아픈 곳'을 리스트업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공감 받을 수 있습니다. 페르소나가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가 현재 겪고 있는 가장 큰 결핍은 무엇인가?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그가 글을 읽고 나서 당장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무엇인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곧 내 글의 핵심 메시지가 됩니다. 가려운 곳을 정확히 긁어주는 글은 독자로 하여금 자기 마음을 제대로 알고 있다는 감동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셋째, 독자가 사용하는 현장의 언어를 수집해야 합니다. 언어의 동질성을 느낄 수 있어야 비로소 독자는 자신의 이야기로 인식합니다. 페르소나가 친구들과 대화할 때, 혹은 커뮤니티에 글을 남길 때 쓰는 말투와 단어를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문적인 용어를 선호하는지, 아니면 아주 쉬운 비유를 좋아하는지 파악해야 하고요. 유행어나 특정 세대만의 은어를 적절히 섞을 것인지, 정중한 격식을 차릴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독자의 언어로 쓰인 글은 심리적 장벽을 단숨에 무너뜨리고, 작가와 독자 사이의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언어야말로 공감과 이해의 바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페르소나 설정을 습관화한 작가의 글은 뭉툭한 몽둥이가 아니라 심장을 찌르는 송곳이 됩니다. 독자 공감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타깃이 명확해지면 글 쓰는 속도도 빨라집니다. 누구에게 말할지 정해졌으니 톤앤매너를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특정 타깃의 문제를 집요하게 해결해 주는 글이 쌓이면, 작가는 단순히 글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특정 분야의 독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멘토이자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될 겁니다.


단 한 명의 마음을 얻는 작가, 그런 태도로 쓰는 글이 결국 수만 명의 팬덤을 만드는 기적을 이루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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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는 글은 결국 그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이건 내 이야기야!" 이렇게 외칠 단 한 사람을 떠올려야 합니다. 그 사람을 투명인간으로 내 앞에 앉혀둔 채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시작할 때, 우리는 비로소 글을 쓸 수 있게 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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