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을 넘기는 사람이 프로다
강의를 하다 보면 반드시 한 번은 겪는 순간이 있다. 분명 준비한 내용인데, 갑자기 다음에 뭘 말해야 하는지 떠오르지 않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진다. 입이 멈춘다.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여러 번 겪었다. 처음 겪었을 때는 공황 상태에 가까웠다. 얼굴이 빨개지고, 땀이 나고, 말까지 더듬거리면서 허둥댔다. 수강생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이 공포로 다가왔다.
강의 횟수가 쌓이면서 알게 됐다. 머릿속이 하얘지는 건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다. 문제는 그런 순간이 오느냐가 아니라, 왔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다.
첫째, 마지막으로 한 말을 천천히 반복한다. 머릿속이 하얘지면 본능적으로 빨리 다음 말을 찾으려 한다. 그러면 더 패닉이 온다. 반대로 간다. 방금 했던 말을 천천히, 약간 다른 표현으로 한 번 더 말한다. "다시 말하면요" 혹은 "이게 왜 중요하냐면요" 이런 식으로 연결어를 붙이는 거다. 수강생들은 강조하는 줄 안다. 그 사이에 머릿속이 정리된다. 대부분 이것만으로 다음 흐름이 돌아온다.
둘째, 수강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여러분은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 중에 공감 가는 부분이 있으셨나요?" 질문을 던지면 시선이 수강생들에게로 넘어간다. 그들이 생각하거나 대답하는 동안, 강사에게는 숨 돌릴 시간이 생긴다. 몇 초면 충분하다. 그 몇 초 안에 다음 이야기가 떠오른다.
셋째, 물을 마신다. 가장 단순하지만 확실한 방법이다. "잠깐 목을 좀 축이겠습니다." 이 한마디면 된다. 물을 마시는 3~4초 동안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연스럽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이 뇌를 리셋시켜준다.
하나 더 중요한 게 있다. 표정 관리다. 머릿속이 하얘졌을 때,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드러나면 수강생들도 불안해진다. 강사가 태연하면, 수강생들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다.
실제로 그렇다. 강사가 3초 동안 말을 멈춘 걸, 청중은 "의도적인 멈춤"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황했다는 걸 본인이 드러내지 않는 한, 아무도 모른다.
핵심은 이거다. 속으로는 식은땀이 나더라도, 겉으로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게 안 되면 연기라도 한다. 강의 경험이 쌓이면, 이 연기가 점점 진짜가 된다.
머릿속이 하얘지는 순간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순간에 무너지지 않는 건 연습으로 만들 수 있다.
강사는 수강생들 앞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는 존재가 아니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으로 수강생들 삶에 뭔가 도움 되는 걸 하나라도 전하는 전달자다. 실수도 할 수 있고 실패도 할 수 있다. 강사라는 존재의 본질을 잊지 않는 것만으로도 실수와 실패를 극복할 수 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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