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취향과 내 취향이 다른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서점에 가거나 SNS에 접속하면 온통 특정 베스트셀러에 대한 찬사로 가득할 때가 있다. 인생 책이다,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등 추천에 떠밀려 책을 펼쳤지만,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고 지루함만 느껴진다. 남들은 다 감동받고 무언가를 얻었다는데 나만 아무 재미를 못 느끼면, 혹시 내 식견이 짧거나 독서 수준이 낮은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올라온다.
나도 이런 경험이 꽤 많았다. 주변에서 강력하게 추천하는 책을 펼쳤는데, 지루하고 재미 없고 어렵고 통 읽히지가 않았던 거다. 처음에는 내가 이상한 건가 싶었지만, 이건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취향의 문제라는 사실을 곧 알게 되었다.
소외감이 독서를 망친다. 유명한 책이니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다 보면 책 읽기가 숙제처럼 무거워진다. 재미없는 글자를 억지로 눈에 넣는 과정에서 독서에 대한 흥미는 급격히 떨어진다. 결국 나는 책과 맞지 않는 사람인가 보다 하는 결론에 도달하며 독서 자체를 포기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생기고 만다.
베스트셀러는 많은 사람이 선택했다는 지표일 뿐, 모든 사람에게 맞는 절대적 정답이 아니다. 첫째, 베스트셀러도 결국 하나의 상품이라는 걸 인지한다. 책이 많이 팔리는 데는 내용의 질 외에도 마케팅, 시기, 유행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한다. 대중의 입맛에 맞춘 책이 나의 개별적인 취향이나 현재 상황과 맞지 않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베스트셀러를 정답지가 아니라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둘째, 재미없으면 즉시 덮는다. 유명한 저자의 책이라도 나에게 재미가 없으면 지금 나를 위한 책이 아니라는 신호다. 억지로 끝까지 읽으려 애쓰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 없다. 세상에는 수만 권의 책이 있고, 그 중에는 나를 설레게 할 책이 따로 있다.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지 않듯, 맞지 않는 책은 과감하게 내려놓는다.
셋째, 나만의 불호 리스트를 작성해 본다. 왜 이 책이 재미없는지 구체적으로 따져보는 과정은 나만의 독서 취향을 정립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문체가 너무 화려해서 싫은 건지, 내용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 거부감이 드는 건지 분석해 본다. 내가 무엇을 싫어하는지 명확히 알수록, 나중에 진짜 좋아할 책을 골라내는 안목이 정교해진다. 싫어하는 책의 공통점을 분석하고 나면, 좋아하는 책의 패턴도 선명해진다. 자기 취향을 아는 독자가 결국 좋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된다.
넷째, '지금이 아닐 뿐'이라고 편안하게 생각한다. 어떤 책은 읽는 이의 경험이나 나이에 따라 다르게 다가온다. 지금 지루하게 느껴지는 베스트셀러가 5년 뒤, 10년 뒤에는 인생의 지침서가 될 수도 있다. 지금 재미가 없다면 아직 이 책과 만날 때가 아니구나 하고 가볍게 넘기면 된다. 책은 도망가지 않으니 나중에 다시 찾아도 늦지 않는다.
내 취향을 지키면 독서가 넓어진다. 베스트셀러의 압박에서 벗어나 나만의 재미를 찾기 시작하면 독서의 세계는 훨씬 넓어진다. 독서의 주도권을 되찾는다. 남들이 좋다는 책이 아니라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고를 때 비로소 몰입이 시작된다.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나만의 흥미를 따라가다 보면 책 읽는 시간 자체가 기다려지는 활력소로 변한다.
나만의 안목이 생긴다. 모두가 좋다고 할 때 나만의 이유로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태도는 지적인 독립성을 뜻한다. 베스트셀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나의 기준을 세우는 과정에서 사고의 깊이가 더해진다.
다독이 가능해진다. 재미없으면 언제든 그만 읽어도 된다는 규칙을 세우면 새로운 책을 집어 드는 일이 훨씬 쉬워진다. 완독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니 가벼운 마음으로 여러 책을 탐색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보석 같은 책들을 발견할 확률도 높아진다.
내가 재미를 느끼는 책이 내 인생을 바꾼다. 베스트셀러는 참고 사항일 뿐, 독서 수준을 증명하는 척도가 아니다. 남들의 찬사에 소외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내 취향은 그 자체로 존중받을 만하다.
100권을 읽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그 중에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이 대부분이어도 전혀 문제없다. 내가 재미를 느끼는 책 한 권이, 수백만 명이 읽은 베스트셀러보다 내 삶에 더 깊이 스며드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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