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의 기분이 수강생의 감정을 좌우하면 안 되는 이유
글쓰기/책쓰기 강의를 하는 강사도 감정을 가진 인간이다. 강의 직전 가족과 다투거나, 경제적 고민이 있거나, 컨디션이 바닥일 때도 강단에 서야 한다. 문제는 이런 사적인 감정이 정돈되지 않은 채 무대로 고스란히 옮겨질 때 발생한다.
강사의 날 선 감정은 피드백의 어조를 공격적으로 만들고, 평소라면 유연하게 넘어갈 질문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한다.
나도 분노와 짜증, 원망과 두려움 등 개인적으로 힘든 날 강의한 적 많다. 수강생의 원고를 보면서 혹은 수강생들의 강의 듣는 태도를 보면서 평소보다 날카로운 피드백을 했다. 강의가 끝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건 수강생들의 문제가 아니라 내 감정의 문제였다. 그날 이후 감정 관리를 강의 준비의 일부로 삼기 시작했다.
강사의 부정적인 감정은 강의실 전체의 공기를 무겁게 짓누른다. 수강생들은 강사의 눈치를 보느라 정작 자기 글에 집중하지 못하고, 창작 에너지를 소모한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글쓰기 수강생들은 강사의 미묘한 표정 변화와 말투에서 불편한 기색을 읽어내며 집필 의욕을 잃기도 한다.
사적 감정을 분리하지 못한 태도는 강사 개인의 전문성을 훼손할 뿐 아니라, 수강생들이 공들여 쌓아온 집필의 흐름을 끊어버린다. 감정 격리 마인드셋을 정리해 본다.
첫째, 강의 시작 30분 전에 감정 정화 루틴을 수행한다. 강의장에 도착하거나 온라인 강의 시작 전,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며 지금 느끼는 사적인 감정들을 의식적으로 내려놓는다. "강의를 시작하는 순간 나는 오직 작가들의 성장을 돕는 사람이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선언한다. 강의 시작을 심리적 전환점으로 삼는 거다. 사적인 고민은 강의가 끝난 뒤에 다시 꺼내도 늦지 않다. 이 30분의 루틴이 있는 날과 없는 날 강의 품질은 확연히 다르다.
둘째, 강의에 집중하며 감정의 채널을 전환한다. 개인적인 우울함이나 분노가 올라올 때일수록 수강생들에게 필요한 강의 내용을 더 깊이 파고든다. 내 감정이 아닌 수강생들의 삶을 돕는 행위는 사적인 고통으로부터 나를 분리해 주는 도구가 된다. 수강생의 고민과 절실함에 공감하려 애쓰다 보면, 어느덧 내 감정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이 과정이 강사에게도 치유가 된다. 타인의 성장을 돕는 행위 자체가 내 안의 부정적 감정을 희석시킨다.
셋째, 표정과 말투를 사전 점검한다. 거울을 보며 현재 내 표정이 수강생들에게 어떤 신호를 주는지 체크한다.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는 타입이라면 의식적으로 입꼬리를 올리고 부드러운 어조를 연습한다. 강사의 목소리 톤 하나가 수강생에게는 글을 계속 써야 할 이유가 되기도 한다.
넷째, 수강생들에게 지금 이 시간이 얼마나 귀하고 필요한 시간인가 의식적으로 떠올린다. 그들은 수강료를 지불하고, 없는 시간 쪼개어, 졸리는 눈 비벼가며, 한 줄이라도 잘 쓰고 싶은 마음에, 기꺼이 강의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강사가 자기 감정에 휘둘려 신경을 곤두세울 만큼 수강생들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강사가 감정을 잘 관리하는 날과 그렇지 못한 날, 수강생들의 글에서 나오는 솔직함의 깊이가 다르다. 강의의 일관성이 유지된다. 강사의 기분에 따라 피드백의 강도가 널뛰지 않으면 수강생은 안심하고 글을 쓴다. 어떤 상황에서도 평온함을 유지하는 코치의 모습은 수강생에게 심리적 지지대가 된다.
강사 자신이 성장한다. 사적 감정과 공적 역할을 분리하는 훈련은 강사로서의 내공을 깊게 만든다.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타인을 돕는 경험이 쌓일수록 더 단단한 자아를 갖게 된다.
강의실이 안전한 창작 공간이 된다. 강사가 감정의 중심을 잘 잡고 있을 때, 수강생들도 각자의 삶에서 가져온 고통을 글쓰기로 풀어내는 경험을 한다. 강사의 평정심은 수강생들이 자기 상처를 문장으로 마주할 수 있게 돕는 토대가 된다.
감정 관리는 기술이 아니라 책임이다. 강사라는 직업은 자기 기분과 상관없이 무대에 서야 하는 일이다. 그건 감정을 억누르라는 뜻이 아니라, 사적인 감정과 공적인 역할을 분리하는 훈련을 꾸준히 하라는 뜻이다. 사적인 감정을 문밖에 두고 온 강사의 태도가, 누군가에게는 다시 쓸 용기를 주는 한마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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