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내 삶을 지켜주는 일
10년째 매일 아침 명상을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제게 늘 명상의 효용과 가치에 대해 강조합니다. 덕분에 몇 차례 명상을 해 본 적 있습니다. 마음이 우울할 때나 걱정거리 있을 때, 명상을 하면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살다 보면 마음이 편치 않을 때가 있습니다. 아니, 편안하고 행복할 때보다 불안하고 불편할 때가 훨씬 많겠지요. 저는 마음이 괴로울 때 명상을 하는 반면, 그 친구는 마음이 편안한 날에도 명상을 합니다.
"평소에 매일 명상을 해두면, 마음 괴로운 순간에 명상 지속한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가 있어." 그 친구는 제게 아무 일도 없는 평범하고 안정적인 날에도 꼭 명상을 하라고 당부합니다.
매일 달리기를 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달립니다. 어떤 날에는 10킬로미터를 뛰기도 하고,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도 최소 5킬로미터는 뛴다고 합니다.
여기 저기 몸이 고장났던 시절이 있는데, 달리기를 한 후부터 아주 활력이 넘친다고 합니다. 그 친구는 저한테 매일 달리기를 권합니다. 저도 나이 먹고 신경이고 허리고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얘길 친구에게 했더니, 달리기만 하면 다 나을 거라고 호언장담을 합니다.
실제로 몇 번 달린 적 있습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가 후달거리기까지 했지요. 그런데, 확실히 일주일쯤 달리고 나니까 숨 쉬기도 편하고 다리도 튼실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컨디션 좋지 않은 날에는 조금씩 달립니다. 그 친구는 이렇게 말했지요. "컨디션 좋은 날에도 늘 달려야 컨디션 좋지 않은 날 자체를 줄일 수 있어."
저는 매일 글을 쓰고 책을 읽습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누구 가릴 것 없이 '쓰기'와 '읽기'를 권합니다. 제 말을 들은 사람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책도 읽고 글도 써 봅니다. 그러면, 확실히 무언가 뿌듯하고 마음도 차분해진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심란하거나 자기계발의 필요성을 느낄 때마다 글 쓰고 책 읽습니다. 가끔 책을 써야겠다며 다짐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강조합니다. "매일 쓰고 매일 읽어야 '필요하다 싶을 때' 효과가 드러나는 겁니다."
10년간 매일 글 쓰고 책 읽은 덕분에, 저는 이제 걱정스러운 일이 생기거나 사람들과 갈등 빚을 때, 예전처럼 크게 화를 내지도 않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도 없습니다.
어쩌다 한 번 하는 일도 있고 매일 반복하는 일도 있습니다. 어쩌다 한 번 하는 일은 '이벤트'라 부르기도 하고 '도전'이라 말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어쩌다 한 번 하는 일에는 흥미도 갖고 재미도 붙이고 설레기까지 하는 사람 많은 듯합니다.
반면, 매일 반복하는 일은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어제도 하고 오늘도 하고 내일도 하니까, 그런 일은 '그냥 하는 일' 정도로만 여기는 것이죠.
우리 인생은 어쩌다 한 번 하는 일이 아니라 매일 반복하는 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매일 반복하는 일이 삶의 곳곳에서 벌어지는 충격과 혼란, 고난과 시련을 견디도록 해 줍니다. 매일 반복하는 일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래야 사는 즐거움, 살아가는 보람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한때는 저도, 아침에 눈 뜨면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책을 읽는 행위를 지겨워하기도 했습니다. 직장인이 회사 출근하듯이, 주부가 집안일 하듯이, 학생이 학교 가듯이, 그렇게 매일 반복하는 일을 지루하고 재미 없는 일로 여겼던 것이지요.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뭔가 특별한 일이 생기면 좋겠다 바랐습니다. 어떤 행사나 모임이 정해지면, 그 날을 기다리면서 달력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매일 반복하는 일은 지겹게 여기면서 어쩌다 생기는 이벤트만 애닳아하면서 기다렸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 닥치면, 어떤 이벤트가 문제를 해결해 준 적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매일 묵묵히 쓰고 읽으면서 내면을 채운 덕분에 그런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었던 겁니다.
사업 실패 후 감옥에 갔을 때, 제가 가장 그리워했던 것이 '평범한 날'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밥 먹고,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대화하고, 그러다 잠들고.... 평소 지겹고 지루하게 여겼던 그 모든 평범한 날들이 얼마나 사무치게 그리웠던지 말도 못합니다.
이제 저는 잘 압니다. 매일 반복하는 일이 내 인생을 지켜준다는 사실을요. 책상 앞에 앉아 글 쓰고 책 읽으면서, 오늘도 내 하루가 지극히 평범해서 다행이라 여기고 감사한 마음 잊지 않습니다.
이벤트가 없어서, 어떤 사건이 벌어지지 않아서, 견고한 내 하루에 균열이 생기지 않아서, 참말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어떤 문제가 생긴다 하더라도, 그동안 매일 쓰고 읽은 덕분에 그 문제를 해결하거나 극복하거나 버티고 견디는 데 익숙해졌습니다. 모두가 매일 반복한 덕분입니다.
내가 매일 반복하는 일이 나와 내 삶을 지켜줍니다. 지겹고 지루하게 여기지 말고, 이렇게 반복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