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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떡상 유튜브 Aug 26. 2023

아이돌이 되어 돌아온 기영이

[훈남 기영이를 만든 토마호크스]

유튜브에서 눈이 가는 콘텐츠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나의 첫번째 브런치 글. 오늘은 유튜브 [토마호크스]를 소개한다.

https://youtu.be/OioMXStXpdY

먼저 구독자 843명 [토마호크스]의 가장 인기있는 영상을 보고오자. 영상을 보자마자 드는 두 가지 생각. 첫번째는 검정고무신 기영이가 이렇게 멋지게 잘 컸나 라는 것과, 두번째는 최근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스트릿우먼파이터를 패러디한 유튜브 조씨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https://youtu.be/qxs8uYqhRog

조씨를 떡상하게 만든 전설의 영상. 이제껏 보지못한 애니메이션 스타일과 더불어 리코더 배경음, 직접 부른 노래 효과는 유튜브의 B급 감성과 맞아 떨어졌다. (아래 기사 참조) 무려 조회수 580만!

우린 이걸 ‘병맛’ 콘텐츠라 부르기로 했어요 - DIGITAL iNSIGHT 디지털 인사이트 (ditoday.com)


참고로 조씨는 1인 제작자이고 대학생이라던데 샌드박스 소속이다. 그만큼 능력이 있으니 모셔갔겠지...부럽. 여튼 오늘의 유튜브는 조씨가 아닌 토마호크스라는 채널이다. 사실 구독자가 800여명이고 떡상의 기운이 감지되는 건 확신할 수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냥 언급하고 싶었다.


왜 기영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을까?!


원랜 귀여운 곰돌이 먹방 등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채널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기영이가 등장해 (여자)아이들의 퀸카를 추기 시작하더니 최근까지 인기있는 댄스곡은 다 거쳐가며 댄서 기영이 채널로 성격이 바뀐듯하다.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서 차기 영상에 대해 구독자들과 소통하며 채널을 운영하는듯 하지만, 기영이가 등장한 뚜렷한 이유는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더 썰을 풀어보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기영이가 등장하는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작가는 지난 3월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 형설앤 측과 저작권 분쟁이 주요 원인이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등 다양한 매체가 늘어나고 원작의 2차 저작물 또한 많이 생성되는 추세에서, 이우영 작가는 불공정 계약을 맺게 되었다. 그리고 기영이가 재탄생하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은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으며 문체부에서는 「예술인 권리보장법」을 지난 9월부터 시행하며 예술인들이 권리 침해를 받지 않도록 법적인 근간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문체부, '검정고무신' 불공정 계약 결론…"미배분 수익 지급하라" ::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 (newsis.com)


아래 기사에서 밝힌 이러한 상품들도 실상 이우영 작가에게는 돌아간 것이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기영이 숯불두마리치킨의 상표등록권의 경우 작가가 직접 언급한 글이 있었는데, 어쩔 수 없다라는 답이 더욱 우리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롯데마트에 '기영이'가 떴다…검정고무신 콜라보 상품 인기 - 뉴스1 (news1.kr)


기영이가 청소년이 되고 어른이 되고 계속 우리 곁에 머무르며 함께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 어린 기영이는 바나나를 좋아했다. 아이돌 댄스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다 커버린 기영이가 아직도 바나나를 좋아할지 우리는 궁금하다. 앞으로 더 기영이를 더 보고 싶고, 어떤 모습으로 다시 나타날지 기대도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BuiEJWLvRkg&feature=youtu.be


토마호크스 채널에서는 기영이의 몸짓이 부각되고 목소리나 별도의 음성은 추가하지 않아 어른이 된 기영이의 목소리를 상상하게 된다. (참고로 기영이 시대에 먹던 바나나와 지금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종이 다르다고 한다. 기영이가 하늘땅만큼 맛있다고 한 이유가 있었다.)


토마호크스의 기영이 영상은 조씨 콘텐츠와 비슷한 B급 영상에 아이돌 댄스를 커버한다는 콘셉트임에도 불구하고, 조회수와 구독자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유는 댓글을 통해서 짐작할 수 있었다. 조씨 유튜브는 상대적으로 외국인 댓글이 많지만 토마호크스의 기영이 영상에선 외국인 댓글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만큼 외국인은 최정상 아이돌의 댄스 커버 영상임에도 기영이 감성을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역으로 기영이는 세대를 아우르는 한국적인 감성으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이 느껴졌다.


60년대를 배경으로 한 검정고무신은 많은 이들을 기억속으로 소환했고, 기영이는 현대에 재해석된 모습으로 다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시대를 넘나들며 사랑받는 기영이가 미래에 어떤 감성으로 다시 나타날까. 우리 만화가 더 오래 더 많은 사람들과 앞으로도 함께 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 우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다시 한 번 이우영 작가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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