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를 닮다

제168회 월간문학 시조 신인상

by 별꽃서리

호수를 닮다

김미진


고요한 침묵 속에 세상을 지탱하듯

묵묵히 걸어 나온 시련의 가시밭길

맨발로 버텨온 날들 물빛을 닮아있다


갈망의 눈동자에 멋대로 뛰는 혈관

한 생을 끌어올려 물 위에 그려본다

잔잔한 호수를 닮은 사색의 긴 그림자


태양의 강렬함이 시간을 낚아채고

수면 위 낮게 깔린 한낮의 여유로움

한 잔의 믹스커피에 낮달이 딸려온다


호수 속 새로운 길 찾아낸 기억의 단초

심장을 할퀴고 달아나는 물의 촉수

그것은 역사의 불꽃, 먼 미래의 자화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