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꽃

동트는 바람 끝 새벽 별이 흘린, 눈물꽃

by 별꽃서리

눈물꽃

김미진


망각의 곡진 언어 잊혀진 산하 위에

구멍 난 철모 하나 계절의 짙은 사색

불러도 들리지 않는 멈춰버린 시간들


응고된 시간들은 검푸른 암석 되고

안개를 끌어안은 비탄의 한숨소리

뒤틀린 바람의 세월 갈 곳 잃은 소년병


산천 위 어린 병사 포화 속 헤쳐가며

파편이 나뒹구는 자욱한 안개속에

구릉을 타고 번지는 눈물의 꽃 그 절규


꽃다운 여린 청춘 불굴의 의지 다져

천 년의 굳은 결심 화랑도 내달리면

동트는 바람 끝 새벽 별이 흘린, 눈물꽃





김미진 단편소설 <안갯속 노인> 수록.

◇작가의 말 : 이 소설은 1950년 6.25 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참전하셨던 경주중.고등학교 중 11회 이종근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구성하여 쓰게 된 소설이다.

6.25 전쟁 당시 경주중.고등학교에선 320명이 학도병으로 출정하였고, 영원히 돌아오지 못한 이가 139명이다.

이종근 선생님은 10여 년이 넘는 긴 세월을 국립현충원, 보훈처, 전쟁기념관, 국방부 등 전국을 직접 다니시며 11명의 전사자를 찾아내셨고, 2022년 경주중.고등학교 교정에 있는 전몰학도병 추념비에 각자 하였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조국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들어 용감히 싸우다 전사하신 학도병 참전 용사께 이 소설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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