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카페 안에서 (1)

김미진 소설

by 별꽃서리


그날 나는 한순간 길을 잃고 거리를 헤매었다.

모든 등불이 꺼지고 찬바람만이 나를 맞아줄 때, 밤을 환히 밝히는 것은 오래된 둥치에서 피어난 연한 꽃잎의 흩날림과,

어느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불빛뿐이었다.

나는 초췌한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곳 창가 구석진 곳에 어느 노 작가가 앉아 노트북에 무언가 열심히 적고 있었다.

나는 노 작가와 1미터 떨어진 곳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커피와 마카롱 서너 개를 시켰다. 그리고 노 작가를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까만 모자 사이로 희끗희끗 보이는 흰 머리칼과 안경 너머로 보이는 우수에 찬 눈빛, 꾹 다문 입술,

나는 어딘지 그가 누군가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렇다, 고흐였다.

고갱과의 마찰로 한쪽 귀를 베어낸 고흐가 그곳에 앉아 있었다.

현실의 고통을 뒤로하고 그림에 잔뜩 몰두해 있는 고흐처럼, 노 작가 또한 노트북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밤이 이슥한 시간, 유리창 너머로 꽃잎이 이리저리 흩날린다.

나는 커피를 마시며 흩날리는 꽃잎을 바라보았고,

노 작가는 연신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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