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시민 Jun 01. 2024

일단, 해!

어느 책을 보아도 일단, 해! 보고 시작하라는 말이 많다. 말은 쉽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고 있는 나도 일단 해!라고 말할 수 있는 걸 보면 쉬운 말이다. 그런데 왜 실천하기 어려운 걸까?


일단 시작하기가 너무나도 어렵다. 내일부터 새벽 6시까지 일어나야겠다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이제 고난의 시작이다. 알림을 오전 여섯 시로 맞춰놓고 침대에 눕는다. 왠지 모르게 내일 일찍 일어나야 된다는 생각을 하니 부담감이 엄습해 온다. 당장 잠드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몰려오면서 평소대로 사는 습관이 스멀스멀 나온다. 유튜브 영상 진짜 딱 이거 하나만 보고 자자!


하나만 보자고 했던 영상은 어느새 하나, 둘, 세 개까지는 더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상 넘어가면 내일 일찍 일어나겠다는 계획은 무산된다. 알림이 울리는 건 둘째치고 눈을 뜰 수가 없다. 이런, 오전 8시 30분을 찍었다. 아, 망했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뿐만이겠는가, 글쓰기, 책 읽기, 영어 단어 외우기, 그 모든 것들을 다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지키지 못할 것들은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다.


일단 해보는 것은 짧게라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 단어를 외우기로 하였는가? 그럼 그냥 한 단어만 외워라! 그리고 예문 하나만 외워라! 그럼 가능하다. 부담을 줄이고 오늘 I’m fine. 를 외웠으면 내일은 where are you from? 을 외우면 된다. 아무것도 없는 빈 종이 같은 나의 실력에 당장 시중에 파는 영단어장 한 페이지 아니 그것도 두세 페이지를 외우겠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반도 하지 못할 거라면 진작에 시작도 하지 말자. 그냥 하루 하나만 외우자 이 마음으로 시작하면 어느새 100 단어에 도착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어단어뿐만 아니라 책도 그렇다. 내가 올해 책을 100권 읽겠어 보다는 나는 오늘 책 딱 1장만 읽을 거야. 진짜로! 하면 1장 읽다가 어라? 싶고 한 장만 더 읽어볼까? 재밌는데? 하게 된다. 정말 딱 1장만 읽어보자. 그 이상은 나도 책임을 질 수가 없다.


 앞서 말한 내용들은 전부 나를 위한 말들이기도 하다. 나도 한때는 책 한 권을 읽지 않고 지냈을 때가 많다. 책이 흥미로웠지만 읽어야 하는 이유를 내 나름대로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일을 쉬게 되면서 집에 있던 책들을 한 권, 두 권씩 읽다 보니 재미가 더해졌고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들도 충분히 채워졌다. 그래서 지금 목표는 브런치에 글을 하나하나 쓰면서 책 한 권 출간하기가 됐을 정도니까 읽어야 하는 이유는 더없이 충분하다. 문장이나 글이 부족할 수는 있겠지만 매일 쓰다 보면 나도 책 한 권이 아니라 10권, 20권 이상을 내는 작가가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작가의 이전글 돈으로 다 되는 세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