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를 하고 있다. 하루는 건너띄기도 하였다. 어제는 조회 수가 잘 나와서 기분이 좋아 그냥 그대로 바라보고 있었고 글은 쓰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여 소설 짧게 써놓고 마무리하였다. 나에게 1일 1글쓰기를 하는 원동력은 '그냥 쓰자'였다.
누가 문법 틀렸는데요!, 내용이 이상해요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왜냐하면 진짜 다 틀리게 적어내려가더라도 어쩔 수 없는 문제였다. 고치는 방법은 서서히 배워가면서 하면 될 것이었고 나에게 중요한 것은 쓰는 행위가 중요했기 때문에 아무 상관 없었다. 또는 어느 누군가가 혹은 아는 사람이 볼까 봐 겁나서 걱정이라 글을 쓰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면 글을 쓸 수 있었다. 내게는 글을 쓰는 게 중요했지 평가가 되거나 입에 오르내리기 위함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글을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는 날이 많아졌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불안한 마음이 들 때도 바라보는 시간이 생겨 이것조차도 글을 쓸 생각에 들뜨기도 하였다. 내가 매일 느끼는 감정들이 달라지는 것을 바라볼 수 있었다. 오늘은 편안한지 또 그다음 날은 불안한 마음이었는지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들이 늘어났다. 글을 쓰지 않았을 때는 좀처럼 보내기 어려운 시간들이었다.
반복되는 글을 쓰는 듯한 기분도 들 때가 많았다. 이것도 어쩔 수 없었다. 가지고 있는 환경과 생각이 급변할 수 없었기 때문에 대체로 글의 주제가 하나로 통일될 때가 많았다. 나한테는 내 감정과 글을 쏟아내는 기록 차로 충분하였고 누군가 글을 봐준다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그런 곳이 되기를 바랐다.
매일이 평범했고 똑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지겨움을 느낀 적이 잘 없었다. 지루할 수는 있었지만 지겹지 않았다. 따분한 일상으로 느끼면 매일이 따분할 것이다. 눈 뜨자마자 책상에 앉아 책을 읽기도 하였고 노래를 틀어놓고 있거나 청소를 가끔 한다든지, SNS를 들여다보느라 시간을 보낸다든지, 하루가 매일 똑같았다.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시간을 축내거나 알뜰하게 보내거나 하였다. 그래도 괜찮았다. 단순히 일만 하면서 보내던 시간보다는 지금이 더 유익하다고 느꼈다. 밖에 비 내리는 소리를 들을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지나쳐버린 일상들을 계속해서 생각하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책을 볼 때도 대충 훑어보듯 지나치는 경우가 줄었고 뭐가 중요한지에 대한 고민과 판단을 내리기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살면서 다시 오지 않을 중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글쓰기를 잘하는 법은 없을지도 모른다. 글을 잘 쓰는 법은 아마 많을 것이다. 나는 글쓰기만을 잘한다. 쓰는 것은 계속 쓸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 문장, 한 단어라도 붙잡고 한 줄이라도 쓴다면 그것 또한 쓰는 것이었고 더 잘 쓰는 글을 쓰고 싶다면 글을 잘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을 뒤져 비슷하게라도 따라 쓰면 되었다. 지금은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시기라서 글쓰기에만 집중하고 어느 정도 글쓰기가 된다면 글을 잘 쓰는 법을 배워 글 역시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문학, 글, 어떤 감성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을 바라보며 나도 저 사람처럼 되어야지 할 때도 있었다. 나도 저런 글을 쓰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가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밑바탕에 주어진 것이 없었고 써 내려갈 감성과 노력이 부족하였다. 따뜻한 마음 또한 부족하였다.
나는 대체로 문학의 글은 남을 잘 살피고 공감하고 인간을 대체로 잘 관찰하여 얻어낸 결과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렇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쓸 수 없는 글들이었다. 따뜻한 시선과 마음이 따뜻한 글을 남길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사람이 되기까지 많은 노력을 했을 테고. 나도 이 많은 시간들을 축적하여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는 문학의 길을 가고 싶기도 하다. T스럽지 않게 T나지 않는 그런 사람, 마치 F로 살고 F감성이 묻어나는 사람으로 (MBTI로 농담을 적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