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채작가

시동생은 꽤 오래전 심리상담을 통해 자신의 원가족에 대한 트라우마가 자신과 자신의 부부를 힘들게 했음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시동생은 상담 끝에 많은 부분 회복되었다며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란 형의 마음에도 힘듦이 있을 거라며 상담을 권했다. 남편은 상담을 받아보고 싶다고 했다.

나는 남편과 십 년이 넘는 결혼생활을 하며 소통이 어려웠고 그래서 늘 다퉜다. 어느 순간부터는 다툼 자체가 지겨웠고 '아, 사람은 고칠 수가 없구나. 고쳐 쓸 수가 없구나.' 깨달았다. 이 사람을 포기하고나니 이혼에 대한 결심이 섰다. 그런 상황에서 남편이 심리상담을 받건 정신병원을 가건 나랑은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남편은 곧장 상담예약을 잡았다. 첫 상담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은 대뜸 "다음 상담에는 같이 오래."라고 했다. 나를? 왜? 개인상담이라더니 부부상담이었어? 난 그건 동의한 적이 없는데. 떨떠름했지만 엉겁결에 부부상담이 시작되었고, 현재 진행 중이다. 그 기록을 남겨본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