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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정운 Mar 24. 2022

90년생 이야기

터키 여행기 #00

갑자기? 터키?


 제주도 한 달 살기와 마찬가지로 이번 여행도 사실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


 재취업을 하고 이상한 사장과 회사를 만나 꼬이기도 하고 다시 취직하자니 마땅한 곳도 안 보이고, 그냥 또 돈이나 벌어야지 라는 1차원 적 생각으로 다시 취업준비를 하다가 보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현재 내 상황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솔직하게 적자면


 당차게 21년 3월 회사문을 걷어차고 (실제론 아니다) 나와 제주도 한 달 살기 후, 운 좋게 제주도에 갈 때 넣어 놓은 주식으로 약 380만 원가량을 벌었다. 벌고 나니 일이 참 우스워 보였다.


 내가 스트레스 다 받고 일해도 한 달에 세금 떼면 300이 안되는데 제주도에서 놀고먹고 글 쓰면서 일할 때 보다 돈을 많이 버니 사람 눈이 헤까닥? 돌아 버렸다고 할까?


 그리고 모아 놓은 돈 중 현금 일부와 퇴직금을 가지고 전업? 아닌 전업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3월 380만

 4월 180만

 5월 320만

 6월 280만

 7월 250만


 난 천재인가? 왜 진작 주식을 몰랐지? 이런 세상을 일찍 알지 못했다는 게 한심했다.


 교만하고 건방지게 일하는 사람이 바보로 보였다. 편의점, 식당 등등 땀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에게 내 과거를 투영하여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8월부터 전 세계 호황 이벤트는 막을 내려갔다.


 그렇게 예금 적금 모아두었던 달러까지 현금으로 바꿔 물을 타고 물을 타고...


 그 돈이 계속 물려 현금도 없어서 다시 일을 하겠다고 들어간 직장도 여태 다녔던 괜찮은 중소기업이 아님 좋좋소 중에 좋좋소였다.


 솔직히 예전에 일하던 회사에서도 계속 어필을 했던 상황이고 눈 감고 다시 들어갈 수도 있지만, 다시 들어가도 결과가 뻔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뭐를 했냐. 아무것도 안 했다. 10월부터 1월까지 다시 또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놀았다.


 차라리 이때 해외여행을 갔어야 했는데 해외는 마스크 벗고 감기처럼 여기는 와중에 우리나라 언론에서 아주 난리를 치는 바람에 걸리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고 꿈도 못 꿨었다. (막상 다니는 사람들은 다 다녀오던 상황)


 그렇게 지내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정도 코로나를 가볍게 여기기도 하고 벌써 여행 카페는 일행 구하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나도 이 시간에 해외라도 다녀오자 해서 가보고 싶던 여행지를 찾아봤는데 물가가 너무 비쌌다.


 미국은 렌트 하루에 10만 숙소도 최저가로 10만 밥 한 끼에 3만 엄두가 안 났다.


 그러다 눈에 띈 터키. 환율 폭락으로 인해 물가가 많이 싸졌다는 뉴스가 한창 메인으로 나올 때였다.


 그리고 찾아보니 저렴한 렌트비용.


 난 터키가 솔직히 어디 있는 나라인지도 잘 몰랐다.


 터키 하면 2002년 월드컵 4강에서 우리를 이겼다는 것과 터키 아이스크림 정도?


 일단 가난한 백수가 갈만한 선택지 중에서는 가장 좋다고 판단하고 바로 항공권 예약.


 그렇게 나의 터키 여행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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