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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파업’ 삼성전자, ‘반올림 사건‘ 재발 없나

무노조 경영 깬 삼성전자의 새로운 노사관계

안녕하세요. 노동법률 이재헌 기자입니다.


새로운 코너로 기업 노사관계 X파일을 만들었습니다.


이름이 거창하지만 요즘은 고용노동부, 국회, 양대 노총을 넘어서 개별 기업 노사관계도 취재하고 있어서 관련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역시 시작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기업인 삼성으로 시작해야겠죠.


최근 삼성전자 노조가 사상 첫 파업에 돌입하면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삼성전자의 노사관계, 어떤 일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제일주의’ 삼성, 성과 압박에 우울증 위험도 ‘제일?‘

금속노조 삼성전자 노동자 실태조사 발표

금속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조, 녹색정의당은 지난 3월 ‘삼성전자 노동환경 및 위험유해요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대상은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자 판매, 삼성전자 서비스였습니다


실태조사 결과 삼성전자 근로자들의 정신건강은 심각한 수준이었는데요.


우울증 유병률이 삼성전자 45.8%, 삼성SDI 46.7%, 삼성전자 서비스 46.3%, 삼성전자 판매 69.5%로 일반인 평균 18.4%의 두 배 이상이었습니다.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삼성전자 9.3%, 삼성SDI 16.7%, 삼성전자 서비스 9.2%, 삼성전자 판매 11.9%로 일반인 평균 1.3%의 10배 수준이었습니다.


수면장애도 삼성전자 65%, 삼성SDI 77%, 삼성전자 서비스 72%, 삼성전자 판매 68%로 일반 임금근로자 15%의 3배에 달했습니다.


즉 삼성전자 계열사 근로자들은 수면장애, 우울증, 자살 위험성이 일반인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인데요.


연구진은 이런 문제의 가장 큰 이유로 ‘성과 압박’을 꼽았습니다.


성과압박을 느낀다는 비율이 삼성전자는 68.8%, 삼성전자서비스는 86.6%, 삼성전자판매는 92.9%, 삼성SDI는 64.7%로 상당히 높았습니다.


제일주의를 위한 성과 압박이 근로자 정신건강에 큰 위험을 주고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상황과 비슷한데요. 경제는 급격히 성장했지만 자살률 1위인 우리나라의 상황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삼성전자인 상황입니다.



2. 반올림 같은 산재 사건 발생 위험성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을 아시나요?


반올림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중 백혈병이 발병한 황하나 씨와 가족이 산재 인정을 위해 싸우며 시작된 시민단체인데요.


‘또 하나의 약속’이라는 영화로 만들어 지기도 했습니다.


반올림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작업 환경의 개선이 어느 정도 있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근로자들의 건강권 문제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데요.


우선 물리적 위험인 근골격계 유증상자 비율은 삼성전자 81.4%, 삼성전자서비스 93.1%, 삼성전자판매 92.5%, 삼성SDI 75%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0년 기준 임금노동자 평균의 두 배 이상인 수치인데요.


삼성전자에서 예민한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근로자도 여전했습니다.


반올림에 따르면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된 근로자 비율이 63.3%로 나타났는데요.


반올림 사건 이후에 삼성전자늠 유해 화학물질을 자동화 방식으로 차단하고 있지만 근무 중 심함 냄새가 난다고 응답한 비율도 12.5%였습니다.


삼성SDI의 경우 사례 조사 결과 공정 과정에서 수산화나트륨이 튀어서 5명이나 병원에 간 사례, 전해액의 경우에도 냄새가 심해 호흡용 마스크를 써야 하지만 일반 마스크만 사용한 사례 등이 보고됐습니다.


반도체 공정의 경우도 본인과 주변인의 암, 희귀질환 발병율이 더 높게 나타나는 상황입니다


워낙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됐다보니 삼성전자에서도 건강권에 대한 문제 제기를 민감하게 받아드리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번에도 실태조사 발표회가 있은 뒤 바로 삼성전자 뉴스룸을 통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에 나섰습니다.



3. 교섭은 제대로 되고 있나? 노사협의회 통한 삼성만의 독특한 교섭 방식

전국삼성전자노조 문화 집회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노사교섭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요?


일단 삼성전자는 오랜 기간 ‘무노조 경영’을 유지해와 노사 교섭 자체가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 전까지 삼성전자는 근로조건을 근로자들의 투표로 선출된 근로자위원이 참여하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결정해왔습니다.


이런 노사협의회 결정 문화가 2020년 이재용 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2021년, 2022년 단체협약 모두 노사협의회 결정 사항이 그대로 단체협약에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노조는 회사에 아무리 노사협의회 결정사항 이상의 안을 요구해도 절대 들어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는데요.


결국 이는 삼성전자에서 처음으로 쟁의행위가 일어니는 단초가 됩니다.


노조는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하지는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교체 시기였기에 노조 간부들이 출마하겠다고 했는데요.


새로 출범한 노사협의회에 노조 간부들이 근로자위원으로 대거 당선되면서 노사협의회를 통한 삼성의 교섭 방향도 이제는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4. 사상 첫 파업 돌입한 삼성전자노조

사실상 노사교섭에서 노조가 패싱되면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조정과 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단체행동권을 확보합니다.


쟁의권 확보 후 노조는 화성사업장 집회, 삼성 본사 앞 문회집회부터 시작했습니다.


뉴진스님, 에일리, YB밴드 등 유명 연예인을 부르기도 했는데요.


문화집회 당시까지만 해도 파업카드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교섭도 재개된 상황이었고, 파업은 삼성전자에서 발생한 적이 없었기에 대부분이 실제 파업까지 이어질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는데요.


하지만 계속해서 노사협의회안을 뛰어넘지 못하자 노조는 결국 파업에 돌입합니다.



5. 전국삼성전자노조, 한국노총 탈퇴해 ‘강성’ 금속노조로 향하나

결국 삼성전자 노조 설립 후 최초의 파업이 발생합니다.


물론 전면 파업이 아니어서 생산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그럼에도 삼성전자에서도 파업이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주목할 점이 하나 있는데요.


현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소속인 전국삼성전자노조가 ‘강성’으로 꼽히는 민주노총 금속노조로 상급단체를 변경할 지 입니다.


금속노조는 현대차노조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성인 노조로 꼽히는데요.


건강권 실태조사부터 전국삼성전자노조는 금속노조와 손을 잡았습니다.


문화집회에서도 금속노조 간부들이 연대했고, 집회 내내 노조는 금속노조 간부들이 연대 방문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상급단체 변경을 고려하고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늠 즉답을 피했는데요.


금속노조로의 상급단체 변경에 조합원들이 어느 정도 동의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절차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금속노조로 변경이 가능하다는 메세지만으로도 회사에 던지는 의미는 상당한데요.


지금까지 삼성이 무노조 경영을 유지한 큰 이유에 현대처럼 될 수 없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린 상태에서 금속노조오 가겠다는 것은 현대차 노조와 손잡고 현대처럼 파업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삼성전자의 노사관계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관련해서 전문가 인터뷰를 준비했으나, 놀랍게도 자동차 산업과 달리 반도체 산업 노사관계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지 못 했습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물론 학계에도 아직 반도체 기술 연구자 뿐 노사관계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는 수준이었는데요.


빠른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해당 기사

삼성전자 계열사 노동자 '절반'이 우울증 호소…원인은 '성과 압박'


https://www.worklaw.co.kr/main2022/view/view.asp?in_cate=0&gopage=1&bi_pidx=36463&sPrm=Search_Text$$%25uC0BC%25uC131%25uC804%25uC790@@keyword$$%25uC0BC%25uC131%25uC804%25uC790@@noidx$$


삼성전자노조, ‘노조 패싱’ 의혹 제기…“노사협의회로 근로조건 결정돼”


https://www.worklaw.co.kr/main2022/view/view.asp?in_cate=124&in_cate2=0&bi_pidx=36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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