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 EE3 / Ultramax 400
사진을 찍는다는 게 어느 순간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구도로 촬영하는 경우로 변질되는 경우가 있다.
필름을 시작하면서 여행의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일상에서 지하철, 도보, 버스로 이동할 수 있는 가까이 있는 모습도 담아보려 생각했다.
마침 추운 겨울이 끝나고 기지개를 활짝 켠 우리 동네의 벚꽃을 주제로 산책해 봤다. 가볍게 들고나갈 수 있는 Pen EE3에 손이 가다 보니 동네를 한 바퀴 돌았음에도 불구하고 컷수가 남긴 했지만 이것도 필름 촬영의 맛이겠지.
동네에 벚꽃이 이 정도로 많이 피는지 잘 몰랐다. 주변을 산책하는 일도 드물기도 했고, 집과는 조금은 거리가 있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멀리 나갈 필요 없이 가까운 곳에도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피사체가 많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
동네에 대해 기록해 두지 않은 걸 뒤늦게 아쉬워했다. 재개발 이후에 '은밀하게 위대하게', '태양의 후예'의 촬영지였던 달동네의 모습은 온대 간데 없이 이제는 올려다 보기에도 힘들 정도로 커다란 아파트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만 남았다. 항상 같은 동네에서 자랐기에 초, 중, 고 피시방에 친구들과 걸어가던 골목길이 생각나기도 한다.
그래도 어릴 때부터 항상 있던 공원의 모습은 변치 않았다. 벚꽃이 이 정도로 만개하여 아름다움을 뽐내는 공원인지는 2024년에 들어서야 처음 알았지만 말이다.
확실히 Pen EE3로 촬영한 사진들은 전부 세로인 경우가 많다. 인스타그램이 메인 SNS이기도 하고 전체적인 사진을 세로로 담는 버릇이 들었던 시기라서 더더욱 그렇지 않았을까. 브런치에 작성할 때는 세로사진만 있으면 그룹형 배치가 너무 단조롭게 느껴져서 아쉬움을 만들기도 한다.
Photo By LeeYongsun(HeeBung)
7th Record
Olympus Pen EE3
Kodak Ultramax 400
Noritsu Scanner(망우삼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