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를 걱정하지 않는 날이 올까

by car진심

몇 해 전, 나는 강원도 홍천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한숨을 쉬었다. 계기판에 남은 주행 가능 거리는 34km. 그리고 가장 가까운 주유소는 40km 뒤였다.


그때 타고 있던 건, 연비가 안 좋기로 유명한 대형 SUV였다. 부드럽고 고급스럽긴 했지만, 마음 한켠에는 늘 ‘기름 걱정’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고급차는 연비와 타협해야 한다는 건 오랫동안 암묵적인 공식이었다. 마치 좋은 와인은 꼭 비싸야 한다는 편견처럼, 크고 우아한 차는 기름을 퍼먹는다고 여겨졌다. ‘제네시스는 연비가 아쉽다’는 말은 그래서 한때 당연하게 들렸다. 그런데 요즘, 이 말이 조용히 바뀌고 있다. 그 중심엔 GV70이 있다.


GV70 하이브리드 모델은 기존의 ‘가볍고 무난한 하이브리드’ 이미지에서 벗어난다. 현대차그룹이 새로 개발한 후륜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되며, 단순히 연비 좋은 차가 아닌, 정숙하고 강력한 드라이빙 감성을 품는다. 기존 팰리세이드에서 활용하던 2.5 가솔린 터보 엔진의 계보를 잇지만, 후륜 중심 셋업을 통해 완전히 다른 성격을 띤다.


놀라운 건 1회 주유로 1,0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강릉 왕복은 물론이고, 서울-부산-서울도 주유 없이 주파할 수 있는 수치다. 그 옛날 홍천 고속도로의 불안했던 기억은, 이제 GV70 안에선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EREV, 전기차가 되기 위한 징검다리


GV70은 하이브리드뿐 아니라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모델도 준비 중이다. 일반 하이브리드와 달리, 이 차는 가솔린 엔진이 단지 배터리를 충전하는 역할만 하고, 실제 주행은 전기모터가 전담한다.


다시 말해, 운전자는 전기차의 고요함과 가속감을 느끼면서도, 충전소를 찾아 헤맬 필요는 없다.

900km 이상의 주행거리, 내연기관의 자유로움, 그리고 전기차의 세련됨이 한 데 어우러진다.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사는 친구는 이 소식을 듣고 눈을 반짝였다. “이건 내 첫 전기차가 될 수도 있겠네.”


GV70, 단순한 차 그 이상의 전략


GV70은 단순히 새로운 모델이 아니라, 제네시스의 전동화 전략을 상징하는 출발점이다. 한때 완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던 제네시스는, 이제 하이브리드와 EREV라는 점진적 전환 전략을 선택했다. 급하지 않게, 그러나 분명히 전동화의 길로 나아간다.


그리고 그 중심에 GV70이 있다. 북미 시장을 겨냥해 미국 조지아 신공장에서 생산되며,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하이브리드이면서도 고급스러움을 포기하지 않고, 전기차이면서도 불편함을 안기지 않는 이 차는, 분명 변화의 아이콘이 될 자격이 있다.


자동차가 바꿔주는 삶의 방식


예전엔 차를 탈 때마다 연비 걱정부터 했다. ‘이 정도 거리에 주유를 몇 번 해야 할까?’, ‘요즘 기름값이 얼마더라?’ 같은 계산은 운전의 즐거움을 갉아먹었다.


하지만 GV70을 떠올리면, 그런 생각들이 줄어든다.


기술은 결국 삶을 바꾸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GV70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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