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반칙운전 실태
경찰청이 올해 7월부터 시작한 ‘3대 기초질서 확립’ 교통 정책이 도로 위 현실을 숫자로 드러냈다.
끼어들기·새치기 유턴·꼬리물기 등 5대 반칙운전을 정조준한 결과, 5개월 만에 적발 건수가 13만 5,574건에 달한 것이다.
이번 단속은 단순 일제 단속이 아니라, 도로 위 상습적인 난폭·이기적 운전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한국 운전 문화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수준이었다.
5대 반칙운전은 끼어들기, 새치기 유턴, 꼬리물기, 버스전용차로 위반, 비긴급 구급차 법규 위반으로 구성된다. 7월부터 11월까지 집계된 수치를 보면 끼어들기가 약 10만 7,000건으로 전체의 78.8%를 차지했다.
새치기 유턴은 약 1만 3,000건(9.6%), 버스전용차로 위반은 약 3,700건(2.7%)이 뒤를 이었다. 꼬리물기와 비긴급 구급차 위반도 적지 않은 수준으로 적발됐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급차선 변경과 신호 무시 끼어들기가 사실상 일상화돼 있다는 점이 적발 결과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경찰청은 단속과 함께 도로 구조 개선에도 나섰다. 민원이 잦고 위반이 반복되는 교차로 833곳을 골라 정차금지지대를 새로 표시하고, 유턴 구역선을 조정했으며, 끼어들기 금지 표지판을 정비했다.
이는 운전자가 억지로 비집고 들어가거나 애매한 구획 때문에 실수로 위반하는 상황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일부 교차로에서는 이런 정비 이후 실제 위반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론도 바뀌고 있다. 정책 시행 전에는 관련 검색량이 미미했지만, 시행 이후 급증했고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안전한’, ‘깨끗한’ 같은 긍정 키워드가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11월 고속도로 운전자 1,96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78.4%가 “버스전용차로 단속이 효과적”이라고 답했다. 단속이 단순 불편이 아니라, 실제 도로 질서를 개선하는 장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편 경찰청은 12월부터 단속 방식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서울 강남 국기원사거리에서 ‘꼬리물기 자동 단속장비’ 시범 운영을 시작해 3개월간 계도와 단속을 병행한다.
이 장비는 초록불에 진입한 차량이 정지선을 넘어 교차로 안에서 멈춰 서 빠져나가지 못하면 자동으로 적발하는 방식으로 2026년에는 상습 정체 교차로 10곳으로 확대하고, 2027년부터는 전국 보급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 기존 신호·과속 단속카메라에 꼬리물기 인식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과, 끼어들기·불법 유턴을 자동 포착하는 무인 단속장비 개발도 병행 중이다.
김호승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은 “5대 반칙운전 단속과 함께 현장 계도, 홍보 캠페인, 관계기관 협업에 주력해 교통질서 문화를 바꾸는 데 방점을 찍었다”며 "앞으로 무인 단속 시스템과 도로 환경 개선을 결합해 한국 도로 위 운전 문화가 실질적으로 달라질 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