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충분히 강인한 사람입니다.
나는 대학교 1학년 때 심리상담을 처음으로 받아봤다. 고등학생 때 개인적인 이유로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고, 대학교 올라와서도 친구 관계에서 힘든 경험을 했다. 고등학생 때 경험들은 이후 차츰 밝힐 수 있을 것 같고, 오늘은 대학생 때 나의 경험에 대해 말을 하자면, 1학년 2학기 때 조별과제를 할 때였다. 사회학 과목이었고, 조원들은 같은 학과 같은 학번 동기들이었다. 당시 나는 사립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등록금이 많이 나왔다. 더군다나 가난한 집안사정 때문에 장학금을 못 받으면 학교를 다니기 힘들었고, 이에 1학년이지만 놀지도 않고 학점 관리에만 치중했다. 내가 1학년 때 들었던 사회학 과목은 타 학과와 타 학년이 많이 듣는 수업이었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학점을 따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너무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었을까, 대학교 첫 조별과제 모임에서 나는 나의 의견을 많이 피력했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에 잘 남아있지 않다. 많은 의견을 피력한 후에 나는 잠시 화장실로 갔고, 화장실에서 돌아와 보니 다른 조원들이 내 험담을 하고 있었다. 나는 당시 너무 큰 상처를 받았다. 고등학생 때도 인간관계 때문에 개인적으로 힘들었는데, 대학교 와서도 인간관계 때문에 상처를 받으니 이 정도면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험담을 들은 이후부터 내 심장은 쿵쾅거리며 뛰기 시작했고, 나는 나 자신의 문제를 고치기 위해서 그 자리에서 학교 심리상담을 인터넷으로 예약했다.
첫 심리 상담, 그 낯선 풍경에 조금 움츠러들었지만, 편안하게 해 주시는 선생님들 덕분에 금세 적응했다. 나는 심리 상담을 받으며 고등학생 때부터 힘들었던 경험들을 선생님에게 터놓았고, 선생님은 나를 강하다고 해주셨다.
강하다고? 내가 생각했을 때는 나는 인생을 살면서 고난이 있다면 그 고난을 피하기만 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고등학생 때 힘든 일을 겪었어도 꿋꿋이 대학에 진학해서 1학년 첫 학기 4점대 학점과 전액 장학금을 받은 게 너무 대단하고, 강하지 않으면 결코 해낼 수 없는 성과라고 이야기하셨다. 나는 그날 처음으로 나 자신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강하다는 게 꼭 고통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만이 강한 것은 아니다. 상황을 피하거나 일시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 또한 현명하고 강한 것이다. 비유를 하자면, 강함이라는 것을 힘이 센 것이라고 정의를 한다면, 사람은 동물들 중에서도 약한 존재이다. 피부는 연약하고, 육식동물에 비해서는 힘, 체구가 작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은 손과 머리를 써서 전략적으로 생존해 왔고, 그 결과 그 어느 동물보다 우위에 서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본다면, 지금 당장은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사람, 상황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없어도, 그 상황에서 벗어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지키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고, 전략적이며 강한 방법이다.
이렇듯 삶을 살면서 누구나 힘든 순간들을 겪는다. 심지어 그 힘든 순간들은 지나고 난 후에도 응어리처럼 남아 내 마음을 찌른다. 이처럼 인생을 살면서 힘든 순간을 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상황 속에서 바꿀 수 있는 건 ‘마음’뿐이다. 힘든 일을 겪을 때도 그 힘든 일이 나의 내적 성숙을 강화하는 기회라고 생각할 수 있고, 힘든 일이 지나간 후에도 나 자신을 잘 견뎌냈다고 보듬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글을 통해서 알려주고 싶다. 힘든 순간을 잘 견뎌낸 당신은 그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라고. 당신은 과거 혹은 지금 힘든 순간을 잘 버텨냈듯 앞으로도 현명하게 잘 견뎌낼 거라고. 이렇게 위로해주고 싶다.